청와대 앞에 선 101명의 집배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청와대 앞에 선 101명의 집배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규인력 충원‧토요택배 폐지’ 내걸고 총파업 결의 촉구, “정부도 이행책임 있어”

전국 집배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끊이지 않는 집배원 과로사를 막기 위해 정규인력을 늘리고 토요택배를 폐지할 것을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에 요구하면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은 6일 오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600여명의 집배노동자들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우리 곁을 떠난 집배원만 101명이다. 사용자인 우정사업본부는 죽음의 시계를 멈출 의지가 없다”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우정사업본부와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은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막판 조정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우정사업본부는 특수고용 위탁 택배기사를 증원하고 토요택배는 폐지할 수 없다는 안을 제시했다. 오는 9일 총파업을 예고한 우정노조는 파업권을 얻었지만 파업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우정노조는 6일 예정된 출정식을 취소했다.

집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합의안조차 거부한다며 “마지막 선택지는 총파업뿐”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정부 주도로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가 꾸린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지난해 단계적 인력충원과 토요택배 폐지를 위한 사회협약을 포함한 7대 권고안을 내놨다. 노조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이행되지 않았을 뿐더러 사용자가 내놓는 합의안도 이를 거스른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정규인력 2000명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는 잘 살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죽지 않게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다. 반드시 온전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집배노조는 정부가 정규인력 충원과 토요택배 폐지 이행을 책임지지 않고 방관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자 산재가 ‘가족과 동료, 지역공동체까지 파괴하는 사회 재난’이라던 정부가 과로사를 막기 위한 파업을 우려하는 모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이제까지 파업은 한 번도 안 한 우정노조의 충정을 잘 알고 감사드린다”며 “노사가 선의의 조정에 임해 파업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기획추진단 권고안을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집배노조는 “애초 100인 삭발을 계획했지만 그뒤 강길식 동지가 숨져 101인 삭발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노동자 강길식(49)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올해 숨진 집배원 숫자는 9명에 이른다. 현 정부가 주도해 꾸린 집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집배노동자 산재율은 전국 노동자 평균치의 3배에 이르며, 노동시간은 12시간으로 전국 평균치보다 1년에 3개월 더 길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전국 집배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및 101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청와대 앞에서 101명의 집배노동자들이 삭발을 마친 뒤 지난 2014년부터 숨진 101명 집배노동자를 의미하는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집배노조는 이날 집배원 정규 인력증원을 요구하는 3만2692명의 국민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집배노동자들의 진입을 막는 경찰과 일시 충돌이 일었다. 집배노동자들은 삭발식을 마친 뒤 서명지를 직접 전달하려 청와대 사랑채 입구에 진입 시도했고, 경찰이 이를 막아 충돌했다. 이후 경찰이 집배노조 대표단 5명을 추릴 것을 요구해 대표단이 들어가 서명지를 전달했다. 노조는 당초 청와대 관계자가 서명지를 나와서 받아달라는 노조 측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집배원 정규 인력증원을 요구하는 32692명의 국민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집배노동자들의 진입을 막는 경찰과 일시 충돌이 일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6일 집배원 정규 인력증원을 요구하는 32692명의 국민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집배노동자들의 진입을 막는 경찰과 일시 충돌이 일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들은 이날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규인력 증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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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06 21:18:55
개인적으로 그대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과로사로 죽을 뻔 했으니까. 그러나 공무원 충원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당과 국회의원이 누군가. 정부가 힘이 있다고 다 추진할 수 있는가? 국민 80퍼센트가 찬성하는 공수처도 설치 못 하는데 무슨 힘이 있나. 제발, 전략적으로 싸워라. 정부가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국회에서 계속 태클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저번 파업에 나경원이 뭐라 했나. 근로기준법 시대는 저물고, 노동자유계약제를 주장하지 않았나. 한마디로, 노동자를 단기계약으로 쓴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자유당이 승기를 잡는다면, 진짜로 노동자유계약시대가 올 줄 모른다. 노동자와 국민의 가장 큰 힘은 투표다. 내년 총선 노동자가 연합해서 투표로 싸우는 것이다. 제발 멀리 보고 이기는 싸움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