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사회면의 연성화가 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IMF로 사회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따뜻하고 훈훈한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요구가 증폭된 데 따른 것이다.

때문에 각 신문 사회면에는 종종 미담성 기사들이 머릿기사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같은 사회면의 연성화가 자칫 사회면의 고발성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주로 고발성 기사를 담당해 왔던 경찰출입기자들의 기사가 지면에 반영되는 비중이 줄어들어 이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면 연성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신문은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최근 (1월25일자), <전 걸스카우트 총재 고양순담씨, 연세의료원 이웅구 박사의 사연>(1월26일자), <벤처기업가 된 귀순 북유학생 김지일씨 백만장자 꿈 키운다>(1월27일자) 등 연성기사들을 연일 사회면 머릿기사로 실었다.

이같은 사회면의 연성화는 사실 지난 2~3년간 꾸준히 진척돼왔다. 딱딱한 사건기사들로 채워지던 사회면에 화제성 기사들을 과감하게 머릿기사로 올리기 시작한 것. 이같은 현상은 다른 신문과의 차별화와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인다는 측면 등에서 선호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회면의 연성화가 자칫 사회면의 고발기능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중앙일보가 지난 30일 법조비리 관련기사를 사회면 3단기사로 실은 대신 <이동자전거 병원 300만원 창업 월매출 350만원> 기사를 사회면 머릿기사로 실은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미담기사가 갖는 사회통합적 기능을 폄하할 필요는 없으나 사회면의 본령이 사회부조리를 폭로, 감시하는 데 있다는 점을 주지할 때 연성화로의 가속화는 자칫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담기사가 사회적 추세나 흐름이 반영돼 있는 ‘상징부호’로서 기능하지 않고 단지 화제성 미담이나 개인에 국한될 경우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경향신문노조는 이와관련 최근 발간한 공정보도소식지 ‘자실위마당’에서 “지면의 연성화가 사회면에서는 너무 빨리 진행되는 감이 없지 않다. 사회면의 본질적 기능은 비판과 끈질긴 힘, 이슈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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