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과 환경미화원, 악기연주자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이 3일 파업에 들어갔다.

4일자 여러 신문이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강조했다. ‘2800개교 급식중단’(동아일보 1면), ‘아이들 편의점 라면 먹고 학원으로’(조선일보 2면), ‘2056개 학교 오늘도 급식 중단’(한국일보 2면) 등의 제목을 달고 텅빈 급식실 조리대 모습을 찍은 사진도 여러 신문에 실렸다.

몇몇 신문은 ‘정부는 파업 말리는 시늉도 안해’(조선일보 2면), ‘왜 아이들이 피해봐야 하나, 분통’(동아일보 2면) 등의 제목을 달아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기도 했다.

▲ 4일자 동아일보 1면.
▲ 4일자 동아일보 1면.
▲ 4일자 동아일보 2면.
▲ 4일자 동아일보 2면.
▲ 4일자 한국일보 2면.
▲ 4일자 한국일보 2면.

“불편해도 괜찮아요” “정규직 돼 더 맛있는 밥을”

하지만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좀 달랐다.

한겨레는 1면에 ‘학교 비정규직 파업, 불편해도 괜찮아요, 학생·학부모들 응원’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는 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 학생들이 조리실을 찾아 파업 응원 메시지를 소개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누군가의 권리를 함께 지켜주는 일이라 여기며 배려와 지지의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시기 바란다는 인천 남동구의 남동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10면에도 이어져 전국에서 벌어지는 파업 지지 메시지를 전했다.

경향신문도 4일자 2면 머리기사 ‘빵·우유로 급식 대체… 정규직 돼 더 맛있는 밥 해주세요’에서 파업 첫날 학교 현장의 파업 지지 이야기를 담았다.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특성화고등학교생권리연합회가 ‘파업 지지 인증샷’을 모아 공개한 것도 소개했다.

▲ 4일자 한겨레 1면(왼쪽)과 경향신문 2면.
▲ 4일자 한겨레 1면(왼쪽)과 경향신문 2면.

문무일 검찰총장, 이현세 만화가 찾아가 사과

문무일 검찰총장이 22년 전 자신이 맡았던 만화 ‘천국의 신화’ 음란성 수사를 사과했다. 문 총장은 2017년 총장 취임 직후 이 만화를 그린 이현세 작가를 찾아가 사과했다.

1997년 당시 최고 만화가였던 이현세 작가는 이 만화로 음란성 시비가 붙었다. ‘공포의 외인구단’, ‘아마게돈’으로 인기 절정을 달리던 이 작가는 창세기 신화를 다루겠다며 ‘천국의 신화’를 내놨지만, 검찰은 여기에 들어간 근친상간 등 일부 장면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는 문명 이전 시대를 묘사하려다 상징적으로 들어간 장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청소년본에선 삭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작가를 음란폭력물제작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학교 폭력이 사회문제였는데 이를 만화계 탓으로 올렸다. 이 작가는 법정 투쟁 끝에 2003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결국 작품활동을 접어야 했다. 이 작가는 한창 왕성했던 40대에 검찰 표적 수사로 은퇴 선언까지 해야 했다. 6년의 법정 투쟁은 그를 지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표적 수사에 희생된 ‘표현의 자유’

당시 이 작가를 기소했던 이가 문무일 검사였다. 당시 평검사였덤 문 총장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고 했다. 정부의 ‘만화 사냥’에 동원된 검찰이 한국의 대표 만화가를 표적 수사한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문 총장은 2017년 7월 취임 직후 이 작가를 직접 찾아가 늦은 시간까지 통음하며 사과했다. 이 작가는 “당시 어렸던 막내 검사가 검찰 총수가 돼 검찰을 대표해 사과를 하겠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고마웠다”고 떠올렸다.

▲ 4일자 한국일보 15면.
▲ 4일자 한국일보 15면.

한국일보가 4일자 15면에 ‘문무일, 이현세 찾아가 사과한 사연은’이란 제목으로 이 사연을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문 총장이 사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 과정을 소상히 소개했다.

이 작가는 “그 사선을 계기로 나 자신도 성숙해졌고, 젊은 작가들이 창작의 자유도 얻었느니 그걸로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국가권력의 폭력 앞에 무너졌던 표현의 자유는 이렇게 조심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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