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정연우)가 지난달 27일 당산동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2차 정례회의를 열고 1202호~1206호에 실린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회의에 정 위원장(세명대)을 포함해 이봉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팀장,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윤석빈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 이기범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교육선전실장,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 이정진씨(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은 이정호 편집국장과 이재진(미디어부장), 정철운(정치사회부장), 김예리 기자가 참석했다. (이하 명칭 생략)

▲ 6월27일 당산동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독자권익위원회 2차 정례회의가 열렸다. 윤석빈 언론노조 민실위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미디어오늘 기사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6월27일 당산동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독자권익위원회 2차 정례회의가 열렸다. 윤석빈 언론노조 민실위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미디어오늘 기사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정연우: “민노총 개입 1년만에 170여곳 문닫았다” 보도의 진실이라는 기사는 잘 쓴 기사로 보여진다. 악의적 프레임을 잘 짚어냈다. 신문에 한 줄도 실리지 않은 박용진 의원의 ‘삼바’ 논평 기사는 잘 모르겠다. 금융적폐 사건 삼성 바이오 특혜 상장에 대해 책임자를 밝히고 문책하라는 건데 이게 꼭 기사화할 정도로 중요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다르다. 새로운 팩트 아니고 새로운 제안도 아니다. 그걸 기사화 하지 않았던 것을 미디어오늘이 다룰 만큼 중요한 상황이었나.

김혜진: 헝가리 사고 아직도 보험금 부각하는 언론이라는 기사는 결과적으로 보험금을 부각시키는 현상이 돼버렸다. 보험금을 제목으로 뽑으면서 알게 모르게 보험금에 시선을 가게 한다. 지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보험금을 제목으로 뽑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이기범: 보험금 기사에서 문제 삼는 언론은 중앙일보 밖에 없다. 전체 언론이라고 해버리면 안된다. 

윤석빈: 미디어비평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건데 기사를 쓸 때 언론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니까 어떤 카테고리로 묶이는 집단인지 애매하다. 정확한 제목을 다는 게 맞다. 

이정진: 현대중공업 노동자 ‘악마’ 만드는 3가지 방법 기사는 타임라인 형식으로 정리를 해주면 어땠을까. 그래픽이라든지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관심 없는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김동원: 현대중공업 주총 10분 주총 전말 기사는 일방적으로 노조가 폄하당하는 상황에서 미디어오늘 기사가 반격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런 현장이 위험할 텐데 취재 수칙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김혜진: 타워크레인 노동자들 70m 하늘에 오른 이유라는 기사에서 일자리 대 노동자 안전 대결 구도로 얘기하고 있다. 전체적인 기사 흐름은 잡혀 있는데 안전 자체도 쟁점이고 일자리도 쟁점이다. 노조가 얘기하는 안전장치 마련은 너무 당연하고 국토부가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있다. 

김동원: 조선일보가 보도했는데 현장을 확인해보겠다는 식이다. 조선일보 보도를 현장에서 체크 할 것인지 타워크레인 이슈 쟁점을 다룰 것인지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지는데 조선일보 보도를 확인하는 식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철운: 박용진 의원의 메시지는 정확했다. 언론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했는데 한군데도 실리지 않아서 미디어오늘만의 사회 기사 다룰 때 이런 식으로 리드를 쓰면 읽힐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동원: 지난번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한국당의 언론플레이 대응 전략, 그리고 신문 보도는 어땠는지, 미디어전문 매체로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화법 등을 다뤘다면 똑같은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신선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이기범: 박용진 삼바 기사 구성을 보면 논평을 쭉 내보는 형식이다. 기자의 시선이 들어가야 한다. 제목도 그렇고 논평 내용도 중요한 것도 아니었다.

이재진: 헝가리 사고 보험금 부각하는 언론 기사는 이런 비슷한 기사를 막는 효과도 있다. 기자들이 실제 이런 기사를 쓰라고 압박받았다고 호소해서 비평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바뀌고 잘한 언론 보도도 소개할 필요가 있다. 

김동찬: 방통위 ‘가짜뉴스 협의체’ 비판 박대출 주장 가짜뉴스였다라는 기사와 관련해 가짜뉴스라는 용어 자체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용어 자체가 무기화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가 그렇게 하고 있다. 정치 공방 속 서로 가짜뉴스라고 하면 독자 입장에서 정보의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 다른 주장을 규정할 때는 좀 더 엄격해야 한다. 이 기사를 보면 박대출 의원실의 반론이 없다. 가짜뉴스 용어가 어떤 개념으로 사용되는지 미디어오늘을 보면 헷갈릴 때가 있다. 

김동원: 네이버에게 지역은 무엇인가라는 기사와 관련해 정작 독자들이 왜 지역신문을 네이버에서 봐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이 사안은 굉장히 다루기 힘든 내용이다. 지역 언론이 나아졌다고 보장하기도 힘들고, 이런 사안이면 네이버와 지역 언론들을 상대로 서면 인터뷰해서 취재해보면 어떨까.

윤석빈: 네이버 대 지역언론의 싸움은 정확하다. 네이버가 지역언론을 배제했던 부분은 지워버릴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 뉴스 안보니 네이버에서 없는 게 맞다라는 건 산업논리다. 여론 다양성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봉우: 기사가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포털이 뭔가 차별하고 있다는 막연한 인상은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그 과정을 잘 모른다. 미디어오늘 기사도 마찬가지지만 제휴방식만 3개 정도 된다. 노출 방식도 다르다. 제휴 방식과 노출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해하기 어렵다. 

김동원: 네이버 논란은 한두번이 아니다. 지역 언론 문제에 대해 미디어오늘 기사가 어떤 역할 할 것인가. 이쪽 저쪽 말을 전하는 건 해법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중재자 역할은 아니지만 대립 포커스를 어떻게 프레임 할 건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양측 입장에 더해 전문가 의견으로 퉁치는 게 아니라 기획력이 있어야 한다. 

안혜나: 설명이 부족하다. 제휴평가위원회를 아는 분이 있는가. 다 알겠지라고 쓰는 느낌이 든다. 언론계 내에서만 피터지게 싸우는 느낌이다. 설명을 쉽게 해야 한다. 

이정진: 네이버의 모바일 화면 서비스 화면에 지역언론을 배제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선택권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모르시는 분도 많을 것이다. 모바일 화면에 빠졌다라는 문제를 전제하고 내용이 가득 차 있는데 왜 빠졌는지 설득력이 부족하다. 

김혜진: 미디어오늘을 보면 조선일보가 굉장히 싫어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조선일보 말고도 굉장히 부실하고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한 내용의 보도들이 많다. 특정 보수 신문 비평에 편중돼 있는데 쉽게 비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정연우: 실제로 지상파를 포함해서 종편과 YTN 등 방송 비평 보도는 별로 없다. 치우쳐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김동원: 방송사고 주범 몰린 CG 작업 기사와 관련해 보통 이런 일이 터지면 왜 벌어졌는지 분석이 대개 비슷하다. 드라마 산업구조, CG팀 자체 불법파견 등이 문제인데 제작 시스템을 보면 어느 부서에 한 명 씩 있는 게 아니라 마지막에 다 몰아서 작업 지시가 내려온다. 데스킹도 안된다. 한번 더 다루면 노동과정의 문제, 담당 부서의 문제, 내부에서 싸움을 다루는 게 좋을 것 같다. 

김혜진: 쪽대본 긴급 제작 시스템, 시간 부족, 협력사 체제 구조를 제기했는데 결국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전체적으로 보여준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문제에 집중해서 깊게 파고 드는 것도 중요하다. 

정연우: MBC 기상캐스터 합격 4주만에 교육받다 OUT이라는 기사는 이해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기상캐스터 계약이 있으면 프로그램당 계약인지 이해가 안된다.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계약은 어떤 형태인지, 방송사 및 사업자간 계약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김혜진: 기상캐스터 자체가 프리랜서라는 노동형태이다. 형식으로 보면 노동법상 보면 계약 형식이 아니라 실질 업무가 무엇인지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줬다면 전체적으로 완결된 기사가 됐을 것이다. 

김동찬: KBS 태양광 보도 관련해서 청와대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기사의 주어가 청와대다. KBS가 해명했다는 식이다. 꼼꼼하게 양측 주장 다 넣었고 한쪽에 쏠린 건 아닌데 KBS가 수세적으로 해명하는 형태로 돼 있다.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이하영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과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아래와 같이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이하영: 이희호 선생의 호칭 분석 보도가 좋았다. 여성을 명명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고 이에 대한 고민도 현재진행중임을 보여주고 있어 뜻 깊었다고 생각한다. 미인대회와 언론사가 깊은 관계가 있음을 지적하는 기사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미인대회에 대한 비판들이 있었지만 이것이 언론사와 관계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대중들은 많지 않았을 텐데 이를 드러냄으로써 언론사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나영정: 게임중독과 관련해서 언론의 태도를 분석하고, 최준영 소장의 멘트가 좋았다. 게임이나 약물 중독과 관련해서 올바른 정보와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없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문제나 범죄의 원인을 게임이나 약물로 수렴하면, 중독에 관해 사회적 역할이 완전히 부재한 상황에서 문제나 범죄에 대한 예방이나 피해자 보호 등의 책임에서 사회와 국가의 역할이 후퇴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중독문제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고, 약물이나 게임 중독 문제와 결부된 폭력과 범죄의 본질(성폭력, 아동학대 등)이 무엇인가를 놓치지 않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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