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의 판문점 군사분계선 월경과 남북미 회동 영상이 일부 흔들린 것은 현지 경호인력과 일부 몸싸움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것이 사전에 위치와 동선(움직임), 포토라인 등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3시46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월경한 후 10여미터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남측으로 함께 내려왔다. 이 장면은 국내에서 생중계된 화면에선 경호인력의 얼굴과 취재진이 뒤섞여 영상이 흔들리고 실제 두 정상 얼굴이 보이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

남북미 정상이 자유의집 건물 앞에서 만났을 때도 경호인력과 취재진이 뒤엉켜 세 정상의 얼굴과 발언이 잡혔다가 안잡혔다가를 반복했다. 북미정상이 자유의집 회담장으로 들어가는 과정과 회담장에서 발언할 때도 영상이 깔끔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브리핑에서 사전협의를 못해서라고 말했다. ‘보도, 의전, 경호를 협의했다는데, 그쪽 경호원들이 많이 막아 카메라 취재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냐’는 방송기자의 질의에 청와대 관계자는 “협의가 제대로 안 됐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장에 앉아 회의하지 않고, 이쪽저쪽 오가면서 얘기하는 과정이라 포토라인 설정부터 픽스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며 “각자 맡은 부분을 따로 챙겼다면 그런 부분을 사전 조율했을 텐데, 워낙 시간상 촉박하고 합의된 것도 없어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현장에 있던 이들이 모두 비표를 받았기에 경호인력이 취재를 제한한 것이 아니라 남북미 정상이 움직이다 보니 근접 경호하면서 몸싸움이 빚어진 걸로 본다고 했다. 사전에 취재동선도 상의 되지 않아 카메라가 흔들리고 취재진를 밀쳐낸 일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우리측 영상카메라가 2대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상봉을 한 뒤 월경하고 남측 자유의집 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경호인력이 경호과정에서 한국영상취재진의 영상이 흔들려 두 정상의 모습이 가려졌다. 사진=비디오머그 영상갈무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상봉을 한 뒤 월경하고 남측 자유의집 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경호인력이 경호과정에서 한국영상취재진의 영상이 흔들려 두 정상의 모습이 가려졌다. 사진=비디오머그 영상갈무리

이와 함께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 또는 귓속말로 전달했고, 이후 우리측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있었고, 거기서 일부 내용들이 전달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차에 탈 때까지 이동하면서 북미정상회담 내용 일부를 전달을 받았다”며 “이후 차에 타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통역을 제외하고 사람들을 다 물린 뒤 두 분이 귓속말을 했다. 중요한 내용들이 그 대화 속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제 오후에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북미 정상회담 내용을 전달받은 사람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촬영된 것에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첫날인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날리고 북한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했다”며 “만찬 중에도 계속 그 역할이 이어졌고, 다음 날 새벽까지도 김정은 위원장이 오는지 확인 등의 작업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 성사가) 최종 확인이 되지 않은 채 밤새 잠을 안자고 (대기하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팀을 데리고 판문점 쪽으로 이동했다”며 현장에서 접촉하는 북미 측이 각각 윤 실장과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실장이 경호, 의전, 보도와 관련된 미션을 가지고 그 일을 처리했다며 예를 들어서 하차 지점, 동선 등에서 미국과 북한의 의견을 교환하는 등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가 사진이 찍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전 경호팀이 있는데 굳이 국정상황실장이 나선 이유를 “의전팀, 경호팀 따로 움직일 시간 여유도 없었고, 우리 의전팀이 모르는 북한과 접촉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실장이 종합적 국정상황실의 업무를 수행했고, 직접 북한과 연락한 게 아니라 상황을 종합해 일정, 가능성 등을 판단하려고 밤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날에도 청와대는 깜짝 회담 성사를 묻는 질물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날린지 32시간 만에 이렇게 세 나라의 정상이 만난다는 게 동화책에나 나올 만한 이야기 아니냐’, ‘사전 교감들이 있었는지, 친서도 포함되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당시 이 관계자는 “이 부분을 말씀드리려면 설명이 길어진다”며 “내일이라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때 어디서 머물렀는지,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교통편으로 판문점까지 왔는지 등에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시점에서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오라고 맞제안했다’는 1일자 조선일보 보도를 두고 이 관계자는 “저희가 특별히 확인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남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건물앞에서 극적회동을 하고 있으나 경호인력과 취재진이 뒤엉켜 우리측 취재진의 생중계 영상이 흔들리고 세 정상의 모습이 카메라에 잘 안잡히고 있다. 사진=비디오머그 영상갈무리
▲남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건물앞에서 극적회동을 하고 있으나 경호인력과 취재진이 뒤엉켜 우리측 취재진의 생중계 영상이 흔들리고 세 정상의 모습이 카메라에 잘 안잡히고 있다. 사진=비디오머그 영상갈무리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