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상첫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회동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가 완전히 틀리자 “빗나가서 다행”이라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일정 관련 한미정상 통화내용을 사전공개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강 의원은 회담이 열린 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8시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북 정상간 DMZ 접촉, 직접 만남 아닌 전화로 안부인사할 듯’이라는 글에서 판문점 회동여부가 굉장히 궁금하다며, 문 대통령까지 동행하면 역사상 첫 회동이 성사되기 때문이라고 썼다.

강 의원은 “그래서 저의 외교안보채널을 동원해 판문점 회동 가능성을 알아봤다”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판문점)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썼다.

그는 G20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밝은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결국 DMZ에서 전화 통화를 할 것이다. 지금 북한 당국도 실무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인데 일단 시기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이고,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자체도 진지하게 내놓은 메시지가 아니고 즉흥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전화상으로 김정은과 짧은 안부를 주고받는 작은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DMZ에서 이와는 별도로 대북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강 의원은 “물론 워낙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스타일상 깜짝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긴 어렵다”고 한 줄 걸쳐놓았다.

그러나 강 의원의 예상은 완전히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정도를 넘어 판문점 남측에서 1시간 가까이 정상회담을 열어 향후 실무협상 방향 등 일부 결과물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를 했고 남북 정상은 포옹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효상 의원이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효상 의원이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효상 의원은 이에 오후 5시20분 다시 페이스북에 올린 ‘기분좋게 예측이 빗나갔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의 예측이 빗나가서 다행이라고 해명했다. 섣부른 예측을 해놓고 결과가 다르자 사과하기는커녕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을 내놓았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전후 66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한 역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제 예측도 보기좋게 빗나갔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미국 정부관계자들조차 일본 오사카 G20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은 어렵고, 전화로 안부인사 정도 나누는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역시 협상의 승부사라는 트럼프 대통령답게 하루 전에 판문점 회동을 전격 제안했고, 여러 경호 및 실무적인 난관에도 불구하고 끝내 만남을 성공시켰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불과 하루 만에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추진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며 “미국의 실무자들조차 허를 찔렸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더라”고 했다.

예측 오보를 두고 강 의원은 “예측이란 것이 참 어렵다”고 했다. 예측이 어려우면 하지 말아야지 그것을 참지못하고 일단 질렀다가 결과가 틀리니 ‘예측이 어렵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그런 불확실한 예측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특히 강 의원은 지난달 23일 방송된 ‘신의한수’ 유튜브 대담에서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1박2일 방한과 DMZ 방문을 할 것으로 예측한 것은 그대로 실현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라며 “오늘의 남북미 3자정상회동, 미북 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하고 자유의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하고 자유의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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