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이용자 권한 강화 기능을 선보였다. 

유튜브는 27일 공식 블로그에 이용자 결정권 강화를 위해 채널 추천거부 및 동영상 추천 이유 설명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채널 추천거부 기능은 특정 영상의 설정 화면을 누른 다음 ‘거부’ 기능을 클릭하면 해당 영상이 포함된 채널에 다시 접근하거나 관련 영상을 시청하지 않는 한 더 이상 해당 채널의 콘텐츠가 추천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동영상 추천 이유 설명 기능은 개별 동영상에 대해 ‘관심사가 비슷한 다른 이용자가 시청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추천했다’는 등 추천한 이유를 명시한다. 앞서 페이스북이 지난달 개편을 통해 게시글이 자신에게 추천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기능을 도입한 것과 유사하다.

▲ 유튜브 콘텐츠 추천 이유 설명 기능과 채널 추천 거부 기능 시연 화면.
▲ 유튜브 콘텐츠 추천 이유 설명 기능과 채널 추천 거부 기능 시연 화면.

 

유튜브는 “그동안 다음 동영상에 표시되는 콘텐츠에 대한 결정권이 강화됐으면 좋겠다는 이용자 의견이 있었다”며 “이용자에게 더 많은 결정권을 주는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개편은 유튜브의 자동화된 추천 서비스가 점점 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영상 소비를 부추기게 한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유튜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허위정보와 음모론, 소아성애, 혐오·증오 콘텐츠 등의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와 알고리즘 문제로 광고주 보이콧 사태가 여러번 이어졌다. 최근에는 유튜브 키즈앱 콘텐츠 추천 과정에서 어린이 개인정보 수집 정황이 드러나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하고 있다.

▲ 유튜브의 허위정보와 음모론, 혐오 콘텐츠, 소아성애 콘텐츠 등이 논란이 됐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유튜브의 허위정보와 음모론, 혐오 콘텐츠, 소아성애 콘텐츠 등이 논란이 됐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특히 유럽연합(EU)에서 2018년 발효된 새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논의 과정에서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들을 권리’ 개념이 등장해 사회적 논의가 촉발됐다.

국내에서는 호텔 예매 서비스를 통해 실험한 결과 자동추천 과정에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을 때보다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고객이 선택한 결과를 상위에 배치한다고 고지했을 때 서비스에 비판적인 평가가 많았다. 사람들은 자동화된 의사결정의 존재를 모르거나 완벽하다고 평가하지만 어떻게 추천했는지 배경을 듣는 순간 비판적 소비를 하게 된다는 결과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개편 내용들은 기기,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두 기능이 전면 적용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튜브는 최근 ‘공적 책무’와 관련한 개편을 여러차례 단행했다. 올해에만 △증오 콘텐츠 대응 강화 △14세 미만 어린이 출연 콘텐츠 댓글 중단 등을 결정했다.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가 어린이 콘텐츠를 어린이 콘텐츠 전용앱인 유튜브 키즈로 옮기고, 유튜브 키즈앱의 콘텐츠 추천 기능을 폐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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