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에 앞서 서울 종로구가 청와대 앞 노동자 농성 천막을 철거하자 민주노총이 반발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9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수도권 결의대회에 참석해 “철거해야 할 것은 아직도 노동자들이 합법적 지위를 얻지 못한 법외노조 현실 그 자체이며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 종로구는 29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 설치된 천막 9동을 철거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 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이 있었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김명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온다는 이유로 수년간의 절절한 요구를 해온,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라는 요구를 해온 노동자들의 농성장이 철거됐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지난 한달 동안 81명의 노동자를 입건했고, 10명의 노동자에게 구속영장 신청했다. 민주노총의 충돌이 우발적인 것이라면 저들이 이를 빌미로 벌이는 탄압은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이지 않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올해 3∼4월 국회 앞 노동개악 저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된 뒤 6일 후 조건부 석방됐다.

그는 “오는 7월3일 역사적인 비정규직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필코 사수해야 하고 7월18일 총파업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최저임금제, 탄력근로제 개악을 통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 근절, ILO비준과 노동개악 분쇄라는 우리의 요구는 정부가 구속하거나 가둘 수 없는 우리 국민들과 노동자 모두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 집배원 노동자들이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집배원 노동자들이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연대사에 나선 금혜영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대표는 “여전히 민주노총 간부 3명이 옥중에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죽음 이후 근본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하루에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있다”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청년 노동자들은 내던져지고 있다.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가능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오후 5시부터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에 합류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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