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닷새 앞두고 한 초등학교에서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통신문을 각 가정에 배포했다.

인천 서흥초등학교는 28일 학교장 이름으로 ‘교육활동 변경 및 대체급식 제공 안내’란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내고 “전국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에서 진행하는 총파업에 본교 교육공무직 선생님들이 참여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서흥초등학교는 가정통신문에서 “교무실무사와 급식조리사, 전문상담사, 스포츠강사, 유치원 방과후강사 선생님 등, 평소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늘 애쓰는 분들이 7월 3~4일 이틀만큼은 국민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라며, 또 비정규직 차별 없는 세상을 바라며 일터를 떠나 총파업에 함께 한다”고 했다. 통신문은 “따라서 이틀 동안 빵과 음료 등 완제품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천서흥초등학교가 28일 발행한 ‘교육활동 변경 및 대체급식 제공 안내’ 가정통신문.
▲인천서흥초등학교가 28일 발행한 ‘교육활동 변경 및 대체급식 제공 안내’ 가정통신문.

통신문은 “기본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적임금 지급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노동개혁과 적폐청산은 촛불 민심이자 정부 공약사항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여전히 비정규직에 차별 대우하며,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불편’이라 생각하기보다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땀흘려 일하는 모든 학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꾸려진 전국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다음달 3~5일에 걸쳐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3만명이 여기에 참여한다. 정부가 공정임금제(정규직 임금의 80% 수준) 공약을 이행하고 학교비정규직이 교육공무직이라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는 이를 두고 “가정통신문을 읽고는 눈물이 났다”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와 현실을 이해하고, 또 지지하길 권하는 학교 현장은 전국에서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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