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가 조작한 로고를 사용한 KBS와 문 대통령을 북 대통령으로 표기한 MBN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27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가 조작한 로고를 사용한 KBS1TV ‘TV는 사랑을 싣고’와 MBN ‘뉴스와이드’가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했다. 의견진술은 방통심의위에 올라온 안건 중 해당 보도를 한 관계자들이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거나 방통심의위에 직접 출석해 심의위원들에게 입장을 말하는 절차다.

▲  (위쪽부터) KBS1 ‘TV는 사랑을 싣고’는 지난 3월22일 실제 서울대학교 로고가 아닌 일베에서 만든 서울대학교 이미지를 사용했다. MBN ‘뉴스와이드’는 지난 4월21일 방송 하단 자막 뉴스에서 ‘문 대통령’을 ‘북 대통령’이라고 표기했다.
▲ (위쪽부터) KBS1 ‘TV는 사랑을 싣고’는 지난 3월22일 실제 서울대학교 로고가 아닌 일베에서 만든 서울대학교 이미지를 사용했다. MBN ‘뉴스와이드’는 지난 4월21일 방송 하단 자막 뉴스에서 ‘문 대통령’을 ‘북 대통령’이라고 표기했다.

KBS는 지난 3월22일 ‘TV는 사랑을 싣고’를 방영하면서 출연자가 1982년도에 학생운동을 하다 서울대 치대에서 제적당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을 소개하던 중 CG로 서울대학교 로고를 방영했는데, 이는 실제 로고가 아닌 일베가 조작한 로고였다.

KBS ‘TV는 사랑을 싣고’ 제작진은 다음날인 23일 보도자료로 사과했다. 제작진은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경위를 파악한 결과, 출연자의 출신 대학 로고를 CG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한 이미지를 사용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MBN ‘뉴스와이드’는 4월21일 “미 CNN방송이 한국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전달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그러나 하단 자막뉴스에는 “CNN ‘북 대통령, 김정은에 전달할 트럼프 메시지 갖고 있어’”라는 문구를 반복해 총 9회 방송했다. 문 대통령을 북 대통령이라고 오기한 것이다.

이후 MBN은 ‘뉴스와이드’가 끝나기 직전 “오늘 뉴스와이드 1부 자막뉴스에 담당자 실수로 문 대통령에 대해 잘못 표기했다. 관계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N은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올렸다.

▲ MBN 홈페이지 화면
▲ MBN 홈페이지 화면

KBS ‘TV는 사랑을 싣고’에 정부·여당 추천 심영섭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를, 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위원장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의견진술’을 주장했다.

심영섭 위원은 “일베는 부지런하고 방송사는 게으르다. KBS가 구글에 올려놓은 고화질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실수다”고 말했다.

허미숙 위원장이 방통심의위에 “KBS가 일베 이미지 사용을 처음 한 것이냐”고 묻자, 방통심의위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5번 제재받았다. 법정제재 받은 경우는 없다”고 답했다. 허 위워장은 “공영방송인 KBS가 구글링을 통해 이미지를 쓴다는 건 간과할 일이 아니다”며 의견진술을 주장했다. 박상수 위원도 “서울대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MBN ‘뉴스와이드’는 심의위원들 전원의견으로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박상수 위원은 “한 두차례도 아니고 9차례나 방송됐는데 몰랐나. 프로그램 끝에 사과했지만, 큰 실수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TV ‘뉴스1번지’는 지난 4월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일베 저장소 이미지를 사용했다.
▲ 연합뉴스TV ‘뉴스1번지’는 지난 4월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일베 저장소 이미지를 사용했다.

한편 지난 4월3일 재벌3세 마약 실태를 보도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상반신을 검은색 실루엣으로 처리한 사진을 내보낸 연합뉴스TV ‘뉴스1번지’에는 행정지도 ‘권고’가 결정됐다. 허미숙 위원장은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내용이긴 하나 유사한 사안으로(지난 4월10일 문재인 대통령 앞에 인공기를 배치한 CG사고)로 중징계를 받았다”며 제재 수위 결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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