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4개 언론사가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한 젊은 층 두개골에서 뼈가 튀어나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으나 오보였다. 외신을 검증없이 인용한 데 더해 논문의 유보적 표현을 단정적으로 잘못 번역한 실수였다. 

JTBC ‘뉴스룸‘은 26일 팩트체크 꼭지에서 지난 16~22일간 14개 매체가 보도한 호주 퀸즐랜드주의 선샤인코스트대학 연구팀 연구결과 인용 기사를 검증했다. 언론들은 이 연구팀이 “18세에서 86세 사이 성인 1200명의 엑스레이 사진 분석 결과, 젊은 층에서 두개골 뒷 부분에서 뿔 모양 뼈가 자라나는 경향을 셋 중 한 명 꼴로 보였다”며 “스마트폰을 과다 이용자 두개골에 '뿔 모양'으로 뼈가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JTBC 뉴스룸이 연구팀에 직접 확인한 결과 보도는 과장된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JTBC에 ‘연구 결과 핵심은 나쁜 자세로 뼈가 돌출된다는 것이지 스마트폰 사용 때문이라는 건 직접 증거가 없는 추측’이라며 ‘뿔이란 말은 언론이 쓴 것으로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6월26일 JTBC 뉴스룸 중 팩트체크 방영분 갈무리
▲6월26일 JTBC 뉴스룸 중 팩트체크 방영분 갈무리

JTBC는 논문에 적히지 않은 내용이 보도로 확대 재생산돼 왜곡됐다 짚었다. 연구논문엔 스마트폰·태블릿PC 사용이 나쁜 자세의 예로 언급됐지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문 수준으로 적혔다. 언론이 이를 검증을 마친 연구 결과로 잘못 전달했다. 

오보 원인은 검증없는 외신 인용이었다. 내용을 최초 보도한 온라인 매체 인사이트는 지난 16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14일자 보도를 인용했다. 아시아경제는 18일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를 인용했다. 22일 연합뉴스가 같은 내용을 담은 워싱턴포스트 20일자 기사를 인용보도하며 국내 보도량도 급격히 늘었다. SBS, 서울신문, 조선일보, 세계일보, 한국경제TV, 부산일보, 중앙일보 등이 보도했다. 외신의 오보가 국내 보도 오보로 이어진 셈이다. 

JTBC는 “이후 미국의 일부 팩트체커들이 연구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했다”며 “어제(25일) 워싱턴포스트는 여러 반론을 모아서 모두 반영했고 현재 원문 기사를 수정한 상태”라 보도했다. 

오보를 전한 언론사 중 일부도 26일부터 반론을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26일 오전 11시 경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젊은 층의 두개골에 뿔 모양으로 뼈가 돌출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의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25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 PBS에 따르면 해당 연구결과를 게재한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는 이 논문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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