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를 하루 앞둔 27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에게 두 번째 선택의 시간이 왔다. 3당 원내대표 합의 정신에 근거해서 국회 정상화 길로 복귀할 건지 아니면 다시 대결과 갈등의 막다른 골목으로 선택할 건지 결단의 시간”이라며 한국당 복귀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을 저버린 더 이상의 태업은 우리 국민에게 용납될 수 없다. 오죽하면 한국당 의원들까지 조건 없이 등원하자고 하겠느냐”며 “안방에서 목소리 큰 의원들 당리당략에 빠져 민생을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 침대에 누워 헤드폰 끼고 울리는 소리 듣는 게 절대 전부가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 누구도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온다고 해서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으실 거다. 공존의 정치를 향한 용기 있는 결단이기 때문에 저부터 환영하고 응원하겠다”며 “합의문에 의거해 내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선출을 추진할 거다. 다음주 교섭단체연설과 대정부질문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 기다리겠다. 한국당과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현재 6월 국회는 지난 24일 민주·한국·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의사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한국당이 2시간만에 합의를 뒤집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3당이 합의했던 국회 의사일정을 상정·의결하면서 6월 국회 세부 일정이 확정됐다. 무산된 합의문은 선거제 개혁법·공수처 설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은 재해 관련 추경안을 우선 심사해 6월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내용 등 5개항이었다.

27일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합의원칙에 따라 할 수 있는 건 그대로 진행하겠단 의미”라며 “국회의장이 의결한 세부 일정대로 같이 합의해 결의한 내용을 진행하는 정도를 밀어붙일 거다. 다만 상대가 있어야 하는 예결위원장 구성 같은 것은 저쪽에서 합의를 철회했다는 이유로 합의 내용을 뛰어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각 선거제 개혁법안과 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을 소관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기간 연장 문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특위는 국회 파행 장기화로 법안 심사를 제대로 진행해오지 못한 채 이달 말 활동기한 종료를 앞두고 있다.

예측 가능한 선택지는 △특위 기간 연장 △기간 연장하되 위원장 등 특위 위원 교체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로 이관 △특위 종료 전 의결 등 4가지. 한국당 소속이 아닌 특위 위원들은 법안 이해도가 가장 높은 특위 위원들이 법안을 세심하게 심의해 의결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대변인은 “연장 쪽으로 방향은 잡혔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입장을 고려할 텐데, 방향만 잡은 상태니까 구체적인 방침은 오늘까지 계속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는 일단 연장하는 쪽으로만 생각하고 있고, 연장되면 서로 여유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 서로 숨을 고르면서 입장 정리하고 논의할 수 있지 않나. 연장이 가장 무난한 방법인 거 같은데 될지 안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특위 기간이 연장되려면 3당 원내대표 합의, 국회 운영위원회 결의, 본회의 의결 등 3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연장 기간을 위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설득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4당 합의로 기간 연장을 관철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바른미래당은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연장을 위한 원포인트 회동을 제안했으나 한국당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내일 본회의에서 여야 4당 의결로 정개특위·사개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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