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개최한 여성당원 행사에서 일부 여성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한국당 승리’라고 쓴 속바지를 보이며 낯뜨거운 엉덩이춤을 췄다. 이를 관람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오늘 한 거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서 정말 멋진 자유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26일 서울 서초구에서 전국 여성 당원 1600여명이 참석한 ‘2019 우먼 페스타’란 이름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황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시도별 장기자랑’ 도중 경남도당 여성당원들이 객석을 향해 갑자기 엉덩이를 돌리고 바지를 내리며 발생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한국당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장 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터져 나왔다. 

▲ YTN 뉴스화면 갈무리.
▲ YTN 뉴스화면 갈무리.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에서는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초유의 민망함을 감수하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나”라고 적으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장 의원은 “우리끼리 모여 낯뜨거운 춤 춘다고 여성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덧붙였다. 

27일자 종합일간지 역시 이번 논란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물의’로 보도하며 “여성 행사에서 여성 감수성이 떨어지는 반여성적인 행태가 나왔다”는 비판여론을 전했다. 동아일보도 이 사건을 ‘논란’으로 보도하며 “당의 공감 능력이 여전히 부족함을 보여줬다”는 한국당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저질스러운 행태를 사전에 관리 감독하지 못한 볼썽사나운 한국당”이라고 촌평한 뒤 “이를 보며 박수치던 당 대표의 경악스러운 성인지 감수성이 더욱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으면서, 밖에서는 당원들을 모아놓고 낯 뜨거운 저질 퍼포먼스를 벌이며 축제를 벌이는 자유한국당은 과연 제정신인가”라고 되물으며 황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논평을 내고 “성평등 정당임을 과시하고자 마련된 행사가 여성에게 수치심을 안기고 성을 도구화하는 자리로 변질되고 말았다. ‘달창’이라는 말을 원내대표가 공개 집회에서 서슴없이 했던 일을 떠올리면, 그 지도부에 그 당원이다. 성인지 감수성 제로, ‘성감제’ 자유한국당의 민낯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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