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주주가 급작스럽게 변동됐다. 서울신문 지분은 기획재정부 30.49%, 우리사주조합 29.01%, 포스코 19.4%, KBS 8.08% 등이다. 그런데 25일 오전 포스코는 호반건설이 포스코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통보했다.

사내 구성원들은 강하게 반발 중이다. 전국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와 서울신문 11기 우리사주조합은 오후 긴급 성명을 통해 “사원들은 물론 경영진까지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는 채로 하루 아침에 회사의 3대 주주가 바뀐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포스코 지분 전량 매입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호반건설이 나머지 정부 지분과 사주조합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특히 “1대 주주인 기재부 그리고 사실상 이 주권을 행사해 온 청와대도 이를 몰랐다고 하니 더더욱 황당할 따름”이라면서 “서울신문의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청와대의 승인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최소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사에 대해 청와대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 주주 변경을 서울신문 독립에 역행하는 문제로 보고 청와대에 책임을 물으면서 문재인 정부 언론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이번에 호반건설에 넘어간 지분은 정부가 우리 회사를 민영화하면서 국민의 주식을 당시 국민 기업인 포스코에 맡겨둔 것일 뿐”이라며 “청와대는 앞에서는 서울신문 독립을 추진하자면서 뒤로는 손쉬운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하고 손을 털겠다는 의도인가. 건설사가 아무도 모르게 언론사 지분을 사들이는 게 정부가 생각하는 언론 독립인가. 진짜 몰랐다면 레임덕이 아니고 무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형우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장은 “오전 임원회의를 할 때쯤 얘기를 들었다. 부사장도 이사장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면서 “호반건설의 포스코 지분 매입은 향후 기획재정부 지분이나 사주조합 지분을 매입해서 어느 쪽으로든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장기 포석으로 두고 들어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형우 지부장은 “저희가 확인해봤는데 청와대 홍보 쪽도 그렇고 기획재정부도 그렇고 지분 매입 건을 몰랐다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느냐”라며 “언론을 통제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전하고 건강한 언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언론사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지원할 것 은 지원해야 하는데 이번 매입 건은 무책임한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지부장은 “소유구조를 이런 식으로 건설사에 넘기는 것에 대해 사원은 물론 경영진도 문제가 크다는 컨센서스가 있기 때문에 이번 문제는 노사 차원에서 풀 문제가 아니”라면서 “일단 청와대의 입장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은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것이고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며 “포스코든 호반건설이든 청와대든 어떤 교감에 따라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 조합장은 “과거 서울신문 우리조합 지분을 빼 나머지 지분들은 주주로서 이해관계가 첨예하지 않았다. 그런데 건설 이익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업이 지분을 매입한 것에 대해서 침범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내외부적으로 대응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