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합의, 2시간 만에 엎은 한국당
국회정상화 합의, 2시간 만에 엎은 한국당
민주·한국·바른미래 ‘국회정상화’ 합의 2시간 뒤 한국당 내부 반발로 “무효”

24일 오후 3시30분, 키보드를 치는 기자들의 손가락이 바빠졌다. 여야가 80일 만에 정상 가동에 합의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로부터 2시간 뒤에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본회의장에서 시정 연설이 진행되던 중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안 무효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7월19일까지 30일 동안의 6월 임시국회 개회에 합의했다.

5개 항으로 구성됐던 합의 내용은 △회기와 세부 일정 △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 △추경은 이번 임시회에서 처리하되 재해 추경 우선 심사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6월28일 본회의 처리△국회의장 주관으로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 개최하되 형식과 내용은 3당 교섭단체가 추후 협의 등이다.

▲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4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 발표 후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 소리
▲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24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 발표 후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민중의 소리

합의문이 발표된 뒤 각 정당들은 오후 4시 이후 의원총회 일정을 잡았다. 4월 본회의 이후 파행을 이어온 국회가 5시 본회의를 시작으로 ‘개점휴업’, ‘개문발차’, ‘반쪽국회’ 등 수식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에 이어 들어선 의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돌아다니며 서로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본회의 개회가 늦춰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회의가 예정됐던 오후 5시를 넘길 무렵부터 ‘한국당 의원 전원 본회의장 불참 분위기’, ‘원내대표단 재신임 이야기’, ‘합의 무효 선언’ 등 이야기가 지라시 형태로 국회의원 보좌진과 기자들 사이에 돌기 시작했다.

5시37분께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온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합의문에 대해 의원들이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된다는 의사 표시가 있었다. 우리 당에서는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의원 거의 반대입장이었다”며 “의원들이 패스트트랙에 대해 합의 처리한다는 것인지 안한다는 것인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본회의장에서 이들을 기다리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개회를 선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는 본회의장에서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가졌다. 임시회 회기만이 앞서 발표된 내용대로 상정·가결됐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합의문 추인 부결, 금일 본회의 불참, 상임위 선별적 참여기조 유지가 결정됐다. 선택적으로 참여할 주요 현안과 상임위는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기재위·법사위)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 관련(운영위·국방위·정보위·외통위·농해수위) △붉은 수돗물 사태 책임 규명과 대책 관련(환노위·행안위) 등이다.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당 의원들이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당 의원들이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합의문을 작성했던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은 본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서를 뒤집는다는 건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 아니다. 나 원내대표가 최선을 다했고 한국당 내에서 합의를 부정한 행위는 민심을 거스른다는 측면에서 국회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경제청문회’ 요구에 따라 중재안 격으로 합의문에 담긴 ‘경제원탁토론회’에 대해서는 이 원내대표의 경우 “합의정신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회 본청을 나서다 기자들과 만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체가 다 깨진 거니까 어느 부분만 되고 안 되고를 얘기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간 중재자를 자처해 온 오 원내대표는 “계속해서 한국당도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국회라는 건 그런 곳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가 무산됐다. 무려 만장일치라고 한다. 국회 정상화에 동의하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니 놀라 자빠질 일”이라며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하라. 놀면서 세금이나 축내지 말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모든 의원직을 내려놓을 것을 진심으로 권유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 대변인은 “더 이상 국회가 자유한국당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 당장 상임위를 열고,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여야4당의 합의안을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법에 따라 모든 상임위를 열고, 한국당 위원장의 상임위는 그 권한을 회수하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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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6-24 20:28:21
한국당은 민생, 민생 외치더니, 결국 또 서민만 법의 사각지대에서 돈 다 잃게 생겼네. 평생 모은 돈을 사기꾼에게 당하는 그 심정을 국회의원은 알까. 제발 국회를 보이콧하면서 민생 외치는 이기적인 행동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