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북한 선박 사건과 관련해 진실을 알고자 해군 제1함대를 방문했다가 거절당하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청와대는 사전 협의 없이 무작정 조사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것은 규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당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은폐 조작 진상조사단’과 함께 강원도 동해에 있는 해군제1함대를 방문했으나 진실을 확인하겠다고 했으나 출입하지 못했다. 최소 4일 전엔 약속을 하고 와야 하며, 더구나 진상조사중인 곳을 사전 약속 없이 일방적으로 찾아오는 것은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 와서 보니 어민들의 증언처럼 (북한 어민이) 개선장군 같은 모습이었다”며 “북한의 어민이 자진 귀순했다고 보기에 굉장히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말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그러한 노력에 대해 제1야당이 와서 진실을 알고자 제1함대 사령부를 방문하고자 하는데 이것을 막고자 하는 청와대에 대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감추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방부의 사기’ 운운하고, ‘군인의 사기’ 운운했다며 “‘이것은 바로 청와대의 사기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하고 묻고 싶다. 정말 우리 자유한국당은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규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1함대에 갔다가 문전박대 당했다면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며 “국방부가 이미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규정상 근무일 기준으로 4일 전에는 (방문을) 신청해야 한다”며 “내일갈테니 들어가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어렵다. 더구나 현재 국방부 합동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장 방문 어렵다는 것을 공문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규정을 무시한 처사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북한 동력선 사건 축소 은폐 주장을 펴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핵심은 북한 동력선이 발견된 15일 함참이 지하벙커 대책회의까지 열었음에도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16일, 연차를 쓴 17일 청와대는 침묵했다는 것”이라며 “거짓말 브리핑 현장에 청와대 행정관이 있었다. 축소 은폐 몸통이 청와대임을 가리키는 증거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국가 안보에 관한 청와대의 긴 침묵과, 부처의 축소 은폐는 상식적으로 청와대의 배후조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구멍뚫린 안보상황을 국민에게 숨기고, 탈북과 귀순이 북한 심기를 상하게 할까 피하자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해경으로부터 첫 보고 받고 2분 뒤 경찰로부터 보고를 받고, 해경으로부터도 핫라인을 통해서도 보고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북한 선박 관련해 합동조사단에서 조사중”이라며 “총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고, 어떤 부분 보강해야 할지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이 24일 오전 강원도 동해 해군 1함대사령부 앞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이 24일 오전 강원도 동해 해군 1함대사령부 앞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오는 27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한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2일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며 “29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30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 시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약 80일 만 정상회담이며 2017년 6월 첫 만남 이후 8번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고 대변인은 “한미동맹 공고히 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한 양국 간의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오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워싱턴으로 떠날 예정이다. 고 대변인은 “상세일정은 협의중이며 구체진행 사항 정해지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촉박한 일정에도 그간 계속 남북정상회담이 한미회담 전에 열리는 게 좋다고 한 것이 북에 대한 압박 아니냐는 해석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것은 압박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비핵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어떤 원동력이나 자양분이 되게 하기 위해 여러 다양한 방법과 제안을 하는 것이며 남북정상회담 하는 것은 늘 열려있고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보낸 친서내용의 흥미로운 대목이 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G20 정상회의 주최국인 일본이 한국과 참석 초청을 하면서 정작 정상회담 제안을 하긴 한 것인지, 제안도 없었는데 우리 정부가 회담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관한 질의에 이 관계자는 “G20 때 열리는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난번에 발표한 4개국 외에 나머지 나라들은 내일 발표할 것”이라며 “일본측의 제안 여부도 그 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을 노동탄압으로 규정하고, 선전포고를 한 것을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과 관련해 무척 안타까운 일이나 사법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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