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의혹 보도를 주도한 MBC 보도국 인권사회팀이 지난 17일 특종상 상금과 기부금을 모아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에 기부했다. 버닝썬에서의 약물 성범죄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을 돕자는 차원이다.

21일자 MBC 뉴스레터를 보면, MBC 인권사회팀 기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조승원 사회팀장 제안으로 ‘인권 저금통’이라는 이름으로 기금을 모았다. “우리도 남의 잘못을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앞장서 선행도 해보자”는 취지였다. 특종 보도나 유의미한 기획보도 때마다 저금통을 조금씩 채웠다는 것. 

MBC가 보도 이후 다시 만난 버닝썬 성범죄 피해 여성은 무고죄로 맞고소 당한 상태였다. 아르바이트와 주변에 빌린 돈으로 소송을 시작하고 있었다. 소송 착수금만 수백만원. 피해 여성은 “물뽕 피해자는 저인데 고소를 당했다”며 “너무 억울하다. 의지할 곳도 없다. 소송에 필요한 비용도 걱정”이라고 했다. 

▲ 지난 21일자 MBC 뉴스레터 화면 갈무리.
▲ 지난 21일자 MBC 뉴스레터 화면 갈무리.

MBC 인권사회팀은 “MBC에 힘들고 아픈 경험을 얘기해주신 피해 여성들은 하나같이 뒷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판이 길어질수록 용기도 점점 줄어들고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약 5개월 동안 진행한 ‘버닝썬 게이트’의 연속 보도를 마무리하며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피해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MBC 인권사회팀은 버닝썬 게이트 취재 과정에서 접했던 피해 여성들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버닝썬 특종으로 받은 상금을 피해 여성들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인권 저금통에 모은 돈도 더했다. 인권사회팀 유충환 시경캡은 사비 1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을 전달받은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버닝썬과 약물 성범죄 취재 성과는 물론 상금까지 모아 기부해주신 MBC 기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피해 여성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MBC 인권사회팀은 “앞으로도 양질의 기획 보도와 특종 기사를 통해 우리사회를 바꿔나갈 것”이라며 “또 인권 저금통을 채워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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