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진실의힘(이사장 박동운)’이 20일 9회 진실의힘 인권상 수상자로 산업재해(노동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을 선정했다. 진실의힘은 독재정권 피해자들이 재심으로 명예회복한 뒤 2009년 국가에서 받은 배상금으로 만든 단체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해왔다. 

‘다시는’은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노동자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와 어머니 박상옥씨, 뇌종양이 발병한 삼성전자 LCD 공장노동자 한혜경씨와 어머니 김시녀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제주 고교 현장실습생 이민호씨의 아버지 이상영씨와 어머니 박정숙씨, 분당 토다이 현장실습생 김동균씨의 아버지 김용만씨, CJ 진천 현장실습생 김동준씨의 어머니 강석경씨, LG유플러스 하청업체 현장실습생 홍수연씨의 아버지 홍순성씨,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 이문수씨 아버지 이종민씨, tvN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과 동생 이한솔씨, 수원 건설노동자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 등 산재 피해자와 가족, 연대하는 활동가들이 함께 만든 모임이다. 

▲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이 제9회 진실의힘 인권상을 받게 된다. 사진=진실의힘
▲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이 제9회 진실의힘 인권상을 받게 된다. 사진=진실의힘

단체명 ‘다시는’은 피해자들이 겪은 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이들은 산재가 발생하면 책임 있는 고위직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현장실습생 제도개선 활동을 벌여왔다.  

진실의힘 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정연순)는 “‘다시는’은 올해 만든 단체지만 각 구성원들이 힘겹게 쌓아 올린 투쟁의 궤적은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며 “‘다시는’은 고통과 비탄 위에 세워 올린 희망의 나침반”이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한국 사회가 노동자들을 폐기물처럼 소모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룩해온 시스템에 주목한다”며 “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에 ‘노동’은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아프게 새긴다. 안전보다 이익,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회시스템, 산재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여기는 관행적·제도적 토양에서 오늘도 내일도 죽음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사위는 “‘다시는’은 한국 사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제9회 진실의힘 인권상 시상식은 유엔이 정한 고문 생존자 지원의 날인 오는 26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남산 문학의 집에서 열린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한편 지난해 8회 수상자는 현재도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중인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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