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한 경제 매체에서 성추행 논란을 일으켜 퇴사한 이아무개 기자를 채용하자 내부에서 우려가 나왔다.

이 기자는 지난 2017년 술에 취한 채 후배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을 부른 인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 여성 기자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이 기자는 내부 징계 절차 등이 진행되기 전 경제 매체에서 퇴사했다.

▲ 이데일리 로고
▲ 이데일리 로고

전력 논란에도 이데일리 측은 이 기자 채용을 강행해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기자는 팀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데일리 노조(위원장 성주원)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성추행 논란이 있는 경력 기자 채용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인사권이 아무리 경영진 권한이라 해도 노사 간 신뢰를 깨고 조직이 흔들릴 수 있는 선택을 무리하게 해야 하는지 납득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조와 기자협회 지회는 사전에 이익원 편집국장에게 이 기자 채용 시 이데일리 구성원들이 느낄 불안감 등 불거질 우려에 관해 설명하고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국장은 노조와 지회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추가 설득 노력 없이 채용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국장과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장이 그동안 강조하던 신뢰가 무너질 위기에 직면했다. 국장은 이데일리 구성원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경력 기자 채용에 있어 어떤 논란이 있어도 능력만 좋으면 괜찮다는 것인가. 능력 좋다는 판단은 누가 어떻게 객관적으로 내리는 것인가. 앞으로도 납득하기 힘든 채용이 강행될 수 있다는 우려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를 계기로 구성원들 우려를 해소할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며 “현재 성희롱 등 사례 발생 시 직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가 모호하다. 상담, 조사, 가해자 분리, 피해자 지원, 성희롱 심의, 징계 회부 결정 등 구제 절차 프로세스를 마련해 가동해달라. 성희롱 관련 문제 발생 시 원스트라이크아웃 등 내부 제재 절차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익원 이데일리 편집국장은 20일 미디어오늘에 “이 기자는 경력 공채가 아니라 추천을 받아 면접을 보고 입사했다. 노조위원장과 지회장, 여기자 대표 등에게 이해를 구한다고 구했지만, 상황을 잘 몰랐던 일선 기자들이 추후 알게 되면서 성명서가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익원 국장은 “계속 노조 및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기자들 정서를 최대한 반영해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게 맞다. 앞으로 있을 인재 영입을 위해 인사 검증 시스템 제도를 개선하고, 성희롱 예방 교육과 사후 처리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단체협약에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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