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잃은 집배원들의 절규 “죽음의 행렬 막아야”
동료 잃은 집배원들의 절규 “죽음의 행렬 막아야”
안전사고·과로사 등 지난해 25명, 올해만 9명 사망
전국 집배원 3만명, 오는 24일 파업 찬반투표 돌입

“올해 벌써 9명의 동료를 잃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죽음의 행렬을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겠다.”

지난달 충남 공주에서 34세 집배원이 숨진지 한 달, 이번엔 충남 당진에서 49세 집배원이 주검으로 발견됐다. 올들어 벌써 9명의 집배원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과로사와 업무 중 안전사고 등으로 숨진 집배원은 25명으로 파악된다. 속절없이 동료를 떠나보내는 집배원들이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정부와 국회와 온 국민이 집배원 죽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집배노조는 19일 오전 충남 당진우체국 강아무개 집배원이 자택 화장실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며 과로사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강 집배원은 평소 건강 문제를 비롯한 사망 징후가 없었고, 지난 3월 건강검진 때도 이상소견이 없었고 사망 전날 마트에서 바나나를 사기도 했다.

최승묵 전국집배노조 위원장은 “국회에서 당진우체국까지 거리가 100km 정도 된다. 고인은 100km를 매일 달리면서 국민과 당진 시민을 위해 우편물을 배달했다. 매일 2만보 넘게 걸으며 심박수 110을 유지한 채 4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집배원 생활을 하다가, 정규직이 된 지 1년도 못 채우고 운명을 달리 했다”고 했다. 유가족은 고인의 사망 원인을 정확히 밝히려고 부검을 결정했다.

▲ 집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집배원 사망 방치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노사합의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집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집배원 사망 방치하는 우정사업본부 규탄! 노사합의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기자회견에 함께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기준 연평균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63시간, 한국 임금노동자는 2052시간, 우체국 3450개 집배원들의 경우 2745시간(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 2018년 10월)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가신 강 집배원이 근무한 당진 우체국 연간 노동시간은 2962시간, 하루 평균 12.6시간이다. OECD 평균보다 하루에 5시간 더 일한다. 이렇게 일하고 안 죽는 게 이상하다”며 “죽도록 일하게 하는 산업현장이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창현 의원은 “우정사업본부 뭐하나. 고용노동부는 뭐하나. 5월23일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왜 아직도 안 하나. 기획재정부는 뭐하나. 작년에 노사 합의로 2019년 1000명, 2020년 1000명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예산 타령만 한다. 보건복지부는 왜 하필 집배원 직군에 돌연사가 많은지 역학조사해야 하지 않은가”라며 “더 이상 집배노동자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 ‘과로사 예방법’을 빨리 제정하고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재해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고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현실이다. 죽지 않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살 수 있는 세상, 대통령이 약속했다. 임기 2년이 지나고 개혁의 골든타임이 많이 지났다지만 약속만이라도 이행하길 바란다. 한창 살아야 할, 꿈을 갖고 가족을 이루면서 살아가야 할 노동자가 적어도 죽지 않고 일할 세상을 바라면서 예산 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집배노동자 약 1만6000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7대 권고안을 발표했다. △적정 노동시간을 위한 단계적 인력충원 △토요택배 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안전한 일터 만들기 △집배부하량산출 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완화를 위한 제도개편 △우편공공성 유지와 서비스질 향상을 위한 재정확보 등이다. 현장에선 단 한 가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우정사업본부는 예산 핑계로 정규집배원을 늘리지 않았다. 이도 모자라 인력증원 없이 주간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려다 보니 현장에서는 각종 무료노동과 노동강도만 늘어났다”며 “우정사업본부와 정부가 기존 노사합의 사안인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폐지 이행을 요구한다. 또한 반복되는 사망 사고 사과와 적극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집배노동조합 등 우정사업 관련 노조들은 오는 24일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집배노조는 약 3만명의 집배노동자 중 1만여명이 파업에 참여한다고 전망했다. 파업이 가결되면 집배노동자들은 7월8일 이후 총파업에 들어간다.

최 위원장은 “집배원들은 물량이 너무 많아 공공서비스를 제대로 못하는 일을 늘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만한 스트레스를 갖고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에 대한 해결을 파업으로서 풀겠다”며 “더 이상 쓰러지지 않고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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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6-20 16:45:40
집배원 증원을 반대하는 당이 누구인가. 제발 당의 정책을 잘 보고 투표하자. 자한당이 공무원 증원을 계속 반대한다면, 집배원 과로사는 계속 늘어날 거라 본다. 집배원 증원은 국회 동의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내년 총선에 관심을 두고 투표 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