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총장보다 5기수 아래여서 윤 후보자 선배 기수들이 줄줄이 사퇴하거나 대대적인 검찰 내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임명제청을 받고 윤석열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를 두고 “검사 재직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중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가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검찰개혁 과제와 조직쇄신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검찰총장 임명 절차는 이날 법무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지명한 한 이후 법무부가 인사혁신처로 내용을 보내고,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가면 여기서 심의의결을 거친다. 18일 국무회의에 ‘정부 인사발령안’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이며 그 안건은 ‘헌법 89조 에 따라 검찰총장에 임명하려는 것임’이라는 내용이다. 이후 대통령 재가로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를 보내면 국회가 청문회를 개최한다.

윤 후보자가 사법연수원 기수가 현 문무일 검찰총장(18기) 보다 5기수나 아래(23기)라는 점에서 과거 후배가 검찰총장이 될 경우 줄줄이 옷을 벗었던 관계에 비춰볼 때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처음으로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검찰총장이 된다.

▲지난 1월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1동 대강당에서 열린 법무부 시무식에서 정병하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오른쪽)과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1동 대강당에서 열린 법무부 시무식에서 정병하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오른쪽)과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수를 뛰어넘는 파격인사를 지적을 두고 고 대변인은 “기수 파괴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 있었던 관행이 있기는 하지만 청와대가 언급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검찰 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자의 인선 배경을 두고 “브리핑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앞으로 검찰 개혁과 조직쇄신 과제, 그동안의 부정부패와 비리척결에 대한 확고한 수사의지가 반영돼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이번엔 선배기수가 줄사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중앙일보는 17일자 기사에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후배 기사가 발탁되더라도 과거처럼 줄줄이 옷을 벗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야당 역시 대선을 앞둔 2년 뒤 검찰총장 인선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인선을 놓고 극심한 반발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검찰개혁과 조직쇄신과 관련해 수사권조정을 두고 청와대와 문무일 검찰총장이 의견차나 마찰이 있었던 것과 달리 윤 후보자는 그동안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번 지명 때 어떻게 평가했느냐는 질의에 고 대변인은 “앞으로 어떤 의지로 검찰을 이끌지에 대한 부분은 윤 후보자가 (직접) 밝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열망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조직쇄신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연차 휴가와 관련해 고 대변인은 “오늘은 연차 내고 쉬는 일정이며, 다른 일정은 없다”며 “앞으로 휴가 시즌 다가오면 고민할 것이고, (연차 휴가 발표 등 계획 관련)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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