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얼마나 엉망인지 똑똑히 목격했다.”
판문점 군기 문란 사건과 김 훈 중위 사망 보도를 보는 천주교 인권위원회 소속 한 간부의 소감이다. 이 간부는 “언론을 통한 진상규명은 포기한지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김 훈 중위 의문사 사건에 줄곧 간여해온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김 중위 사건을 수사해온 특별합동조사단에 강한 불신을 내 보이면서 동시에 김영훈 중사 보도를 비롯한 언론보도에 극히 비판적이었다.

군의 입장에서 숱한 의문점을 합리화하는데 급급한 특조단도 문제가 있지만 국방부 출입기자들도 출입처 시각에서 천편일률적인 기사를 양산해내고 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김영훈 중사 문제와 김훈 중위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은 분리해서 생각해 볼 문제”라며 “언론은 분명한 태도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조단과 별도로 이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과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실체적인 진실을 밝혀내야만 김영훈 중사의 명예도 회복될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도 초기와는 달리 대부분의 신문이 국방부와 동일한 시각에서 이 사건에 접근하고 보도 역시 국방부 발표를 중계하는식에 머물러 있다며 균형감각 회복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 사건을 맨 처음 보도한 정희상 시사저널 기자는 “김 중위는 누군가에 의해 타살된 것이 확실하다”며 “김영훈 중사 보도는 사전에 변호사들의 자문을 거쳤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취재했던 한 사회부 기자는 “당시 특조단이나 국회에서 김영훈 중사를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 조사를 벌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 중사 문제를 쓰지 않을 기자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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