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네이버가 14일 임직원과 가족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로 초청해 그간 노고를 격려하고 자축하는 ‘패밀리데이’ 행사를 열었다. 

당초 네이버 측은 네이버 전 직원과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에버랜드 자유이용권도 약 2만장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네이버 창립 20주년 행사에는 손자회사 등 몇몇 계열사 직원들은 초대받지 못했다. 

에버랜드 패밀리데이 행사에 참여 못한 법인은 법인 차원에서 불참 사유를 직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이들 회사 일부 법인장이 ‘업무 공백’ 등의 사유를 들어 본사에 행사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해당 법인들은 직원들에게 위로 차원에서 ‘네이버페이’ 10만원씩을 줬다.

앞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3일 창사 20주년을 맞아 전 법인 직원들에게 보낸 감사 카드에서 “여러분이 있었기에 스무 살이라는 멋진 숫자를 마주하게 된 것 같다”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만큼은 서로 마음껏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 ⓒ 연합뉴스
▲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 ⓒ 연합뉴스

네이버 노사는 지난 13일 13개월(15차 교섭) 만에 단체협약안에 잠정합의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 밝힌 노사 잠정합의안에는 △리프레시(안식) 휴가 개선(2년 만근 시 이후 3년마다 15일) △인센티브 지급 기준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배우자 출산휴가(10일) 및 난임치료 휴가(유급 3일) 확대 △육아휴직 기간 확대 △휴식권 보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운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조합원 찬반투료를 거쳐 이 같은 단체협약이 최종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네이버 본사 법인 직원에게만 적용된다. 현재 노조는 소속 자회사와 손자회사 중 5개 법인(컴파트너스, NIT, NTS, NBP, LINE+)과 개별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컴파트너스와 NBP는 교섭이 결렬돼 현재 쟁의 상태에 있으며, LINE+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NAVER I&S 계열사로 네이버 검색광고와 쇼핑 고객센터 등을 운영하는 컴파트너스 조합원들은 회사에 중식비 지원(10만원)과 상담직군의 휴식시간 보장, 리프레시 휴가(현재 5년에 3일)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중노위 조정까지 중지된 상태다.

▲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법인별 교섭 상황. 사진=공동성명 제공
▲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법인별 교섭 상황. 사진=공동성명 제공

공동성명은 지난 1월28일 낸 컴파트너스 조정노보에서 “네이버는 컴파트너스 조합원들의 요구를 단순히 네이버의 운영 법인이자 손자회사라는 이유로 비용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결렬 상황은 컴파트너스 법인을 넘어 모회사인 네이버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명백히 밝히며,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진심으로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동성명은 13일 본사 단협 잠정합의 소식을 전하면서도 “손자회사에 해당하는 컴파트너스, NIT, NTS 등의 법인은 ‘네이버의 철학이 담긴 네이버서비스’를 만드는데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지만 근로조건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이라며 “자회사, 손자회사의 교섭이 끝나기 전에는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1층 로비) 농성장을 철수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세윤 지회장은 “네이버 법인이 인터넷·게임업계 최초로 쟁의권을 갖는 등 진통 속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은 만큼 현재 교섭에 난항을 겪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교섭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며 “네이버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권 존중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사측 관계자는 "왜 다른 법인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 했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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