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이사장‧선생 호칭 다양했던 이희호 보도, 이유는
여사‧이사장‧선생 호칭 다양했던 이희호 보도, 이유는
경향신문‧한겨레 호칭 ‘이사장’으로…기사 준비하며 호칭 고민

여성운동가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씨가 별세하자 언론은 이희호 ‘여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선생’ 등 다양한 호칭으로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그가 별세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이씨 부음을 전한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문화일보, 서울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경제, 한국일보, 헤럴드 경제(이상 가나다순) 등 지면 보도 230건을 살펴봤다. 

대다수 언론이 이씨를 ‘이희호 여사’라고 보도했다.

▲이희호씨에 대한 부음 기사를 다양한 호칭으로 보도한 언론.
▲이희호씨에 대한 부음 기사를 다양한 호칭으로 보도한 언론.

경향신문은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여사라는 표기를 모두 사용했다. 이 신문은 10일 ‘이희호 여사 위중’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11일까지도 ‘이희호 여사 타계 동지 DJ 곁으로’ 등으로 보도했으나 12일부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표기로 보도했다. 

한겨레는 11일 1면부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표기로 보도했다. 한겨레 내에서는 이씨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기사를 준비하며 호칭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선 한겨레 젠더데스크는 14일 미디어오늘에 “이희호 이사장의 부음기사를 준비하며 그가 누군가의 ‘아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여성운동가, 민주화운동가, 평화운동가로서 온전히 그 업적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12일 “시민들 ‘그분의 삶 여사로 가둬선 안돼’”라는 기사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이 이사장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여사로만 가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12일 한겨레 3면.

기사에는 ‘이희호 여사’라고 보도했지만, 별도로 호칭 문제를 꺼내거나 관련 내용을 담은 기고를 실은 언론은 중앙일보와 서울신문였다. 

중앙일보는 13일 “‘이희호, 대통령 부인보다 시대의 선생님으로 기억돼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희호 ‘여사’란 호칭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박순희(73)씨(전 원풍모방 노조 부지부장) 발언으로 리드 문장을 작성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앙일보 해당 보도에서 “여성운동의 큰 별이 진 것”이라며 “여사보다는 한 세대의 선생님으로 기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3일 중앙일보 8면. 

서울신문은 이희호씨의 호칭 문제를 언급한 기고를 실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기고 ‘이희호 선생님을 추모하며’에서 “이희호 선생님. 먼저 이렇게 부르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영부인’, ‘이사장’, ‘여사’ 등 사람들이 선생님을 지칭할 때 쓰는 여러 호칭을 접어두고 저는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라고 했다. 신 교수는 “사람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평등한 이름이고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큰 존경을 표할 수 있는 말이 이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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