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대화 등 북한과 대화가 또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오슬로 연설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남쪽에 고 이희호 이사장을 추모하는 조화 등을 전달했다.

언론은 북미간, 남북간 대화 가능성을 예상했는데, 보수신문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음은 13일 아침에 발행한 주요 일간지 1면 기사 가운데 북한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동·서독 협력 ‘접경위’ 모델 일상 바꾸는 적극적 평화로”
국민일보 문 대통령 “이달 트럼프 방한 전 김정은 만나고 싶다”
동아일보 “北美 친서대화 재개, 비핵화 다시 꿈틀”
서울신문 “文 ‘트럼프 방한 전 남북 만나야’”
세계일보 “文 대통령 ‘트럼프 방한 前 남북정상 만나야’”
조선일보 “‘美北정상에 조속한 만남 촉구 중… 트럼프 방한前 김정은 만나고 싶어’”
중앙일보 “문 대통령 ‘트럼프 방한 전 남북 정상회담 바람직’”
한겨레 “김여정 판문점 온 날, 문 대통령 ‘6월 남북정상 만나야’”
한국일보 “문 대통령 ‘이달 한미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12일 한반도 관계와 관련해 ‘오슬로 구상’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오슬로에서 밝힌 대북 제의는 남북 간 대화와 교류를 폭넓게 확대·촉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과거 동·서독이 접경지역에서 화재, 홍수, 산사태나 전염병, 병충해, 수자원 오염 문제에 공동 대응한 것처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류협력을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말 한미 정상회담 이전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슬로 대학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 뒤 로라 비커 BBC 기자와의 질의에서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국 우리가 만날지 여부나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13일 한국일보 8면.
▲13일 한국일보 8면.

 

문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부터 친서가 전달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달받은 사실도 미국에서 통보 받았다”며 “대체적인 내용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추후 어느 시점”이라고 말했고,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3차 회담에 대해 “전적으로 가능하다. 열쇠는 김정은이 쥐고 있다”고 했다.

▲13일 중앙일보 1면.
▲13일 중앙일보 1면.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12일 오후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남쪽 대표들을 만나 ‘고 리희호(이희호) 여사님을 추모하며-김정은’이라고 적힌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김 제1부부장의 이번 ‘남행’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불발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교착을 풀 계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해석했다.

언론은 문 대통령의 오슬로 구상과 정상회담 언급,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조화‧조의문 전달을 전하며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런 계기를 맞아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길 제안했고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신문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는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끊겼던 북미 접촉이 재개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북미 협상이 고비에 봉착할 때마다 친서 교환이 난관을 뚫은 것처럼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경향신문 사설도 “북·미 간 실무접촉도 기대할 만하다”며 “북한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북·미 간 실무접촉과 남북 간 대화가 재개돼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한반도 안보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정말 그런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핵의 실질적인 폐기는 한 발자국도 진전되지 않았다”며 “여섯 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핵 무력 완성까지 선언한 김정은이 핵을 순순히 내려놓을 것으로 믿는다면 바보거나 알면서 속는 것”이라고 썼다.

중앙일보 역시 ‘대화 모멘텀 살리려면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라는 사설을 싣고 “남·북·미 간에 대화의 모멘텀이 되살아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무엇보다도 북한의 입장 정리와 태도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 배경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의 문제가 있다”라며 “한·미에 대해서만 변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북한 스스로가 변화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썼다.

▲13일 동아일보 사설.
▲13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北 입발림 친서, 南 낭만적 평화론… ‘대화 위한 대화’ 안 돼야”라는 사설에서 같은 입장을 보였다. 사설은 “3차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알 수 없다. 더욱이 하노이 결렬에서 봤듯 두 정상이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그것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는 없다.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서 전했다.

이에더해 동아일보는 “진지한 대화의 기회인데도 남측과의 접촉은 최소화하면서 미국엔 입에 발린 친서를 보내는 김정은의 태도에서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오슬로대 연설에 대해 ‘낭만적 평화론’이라며 “북-미는 각자 셈법에 따라 또 다른 ‘외교 쇼’를 준비하는데, 우리 정부는 공치사나 하자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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