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희호 여사 앞으로 보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우리측에 직접 전달했다. 김 부부장은 유족이 슬픔을 이겨내고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뜻을 받들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김 부부장과 이현 통일전선부 실장은 12일 오후 5시 판문점 북측 지역내 통일각으로 나와 김정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우리 측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민주평화당 의원)이 참가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저녁 브리핑에서 정의용 실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이희호 여사 서거 부음을 듣고 정중하고 각별한 조화를 보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도한 수석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은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평생 동지로 민족 화합 위해 노력해 민족사에 높이 평가받고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여사를 두고 6·15 남북공동선언의 현장에 계셨던 분으로, 그젯밤 하늘나라에 가서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함께 있던 박지원 의원도 이 여사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두고 “이번 일을 계기로 오늘 같은 소중한 기회가 만들어졌다”며 “남북과 북미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에 의하면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희호 여사에게 각별한 감정을 갖고 있으며 유족이 슬픔을 이겨내고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뜻을 받드시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날 만남은 오후 5시부터 5시15분까지 15분동안 진행됐고, 김 부부장 일행은 조의문 등을 전한 뒤 바로 떠났다.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김여정 부부장을 보낸 이유가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친서를 보낸 상태여서 우리와 멀리하려는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윤 수석은 “이 부분에 대해 해석은 하지 않겠다. 사실 위주로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김 부부장 일행이 문재인 대통령에 전하는 메시지나 친서는 없었느냐는 질의에 윤 수석은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 4월21일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했는데 북측에 전달했다고 보면 되는지, 그에 대한 답이 이미 트럼프에 전달됐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의에 윤 수석은 “오늘 조화의 전달과 무관하다”며 “그 내용은 다음에 따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윤 수석은 조의문 조화 전달을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10일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10일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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