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1일 발족한 ‘허위조작정보 자율규제협의체’ 관련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일축하며 “내가 방통위원장으로 있는 동안은 언론을 통제하려는 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등이 제기한 ‘선거 앞둔 정부·여당의 언론통제’ 주장에 “허위조작정보는 작년부터 문제가 돼 왔고, 지금도 허위조작정보가 난무해 선거를 앞두면 더욱 그럴 것이기에 자율규제를 통해서 걷어내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며 “이를 왜곡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쐐기 박고 음모론으로 보는 것은 현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방통위 회의에서 한국당 추천의 김석진 부위원장은 “중요한 건 무엇을 가짜뉴스로 판단하느냐다. 인위적, 자의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고 삭제하거나 총선 전에 정권 비판적인 유튜브 방송에 재갈을 물리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추천 표철수 상임위원은 “현실적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 등을 통해 허위조작정보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다. 그런데 이 협의체를 방통위에서 구성했다고 하니까 여러 가지 지적을 받는 것”이라며 “허위조작정보 판단 주체 논란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삭제 권한을 갖고 알권리를 제한하지 않도록 어떻게 자율적으로 할지 방점을 두고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방통위 제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방통위 제공 

이에 이효성 위원장은 “자율규제협의체는 법적인 기구가 아니라 임의기구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서 스스로 자율적인 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어서 그런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코 협의체가 유튜브 등을 규제하는 논의가 아니란 것을 혹시 당에서 염려한다면 잘 설명해서 이해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방통위는 11일 협의체 출범 배경을 “최근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허위조작정보로 인해 우리 사회 건전한 공론의 장이 훼손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 또한 꾸준히 제기돼 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실시한 서울대 ‘인터넷 신뢰도 기반조성 방안’ 정책연구에서 제안된 해외의 다양한 자율규제 모델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바람직한 자율규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이번 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의 허욱 상임위원은 “인터넷 사업자들 스스로 자정과 정비 노력이 필요한데 연구과제로 진행된 이런 자율규제협의체 출범이 사업자를 돕는 측면도 있다”며 “논의 사항들이 투명하게 열려있고, 더 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고 (협의체를) 정비하면서 공론화하고 사회 전체가 보완책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한국당 소속 박대출 의원은 방통위가 협의체 구성 명단을 공식 발표하기 전 지난 10일 “협의체 위원장에 현직 KBS 여권추천 이사가 내정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방통위가 11일 공개한 협의체 위원 명단은 학계와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 12명의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됐고, 이중엔 현직 KBS 여권추천 이사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협의체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선정하는데 협의체 간사를 맡은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위원장은 아직 위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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