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 지역본부의 간부 직원이 사내 성희롱 사건보고서 형식의 글을 직원들에게 공유해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A 지역본부의 관리자급 직원은 최근 다른 지역본부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 경위가 적힌 글을 이달 초 사내 공지 차원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공유했다. 보고서 형식의 이 글엔 사건 개요부터 양 당사자 주장, 지역본부의 조치 및 향후 조치가 구체적으로 적혔다. 피해자·가해자 실명과 직급, 구체적인 성희롱 발언도 그대로 노출됐다.

▲ 연합뉴스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 연합뉴스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상황이 알려지면서 연합뉴스 내부에선 무단 유포는 2차 가해이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ㄱ씨는 “어떤 의도로 일선기자들에게까지 공유했는지 모르겠지만 명백히 문제다”며 “편집국 내 고위직 분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역본부 기자 ㄴ씨는 “징계처분과 사유만 간단히 공지해도 될 일인데 피해자 실명과 직책이 상세히 알려진 상황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지역본부의 평소 발행 기사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사내 평판이 있다. 임원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한명 조치하고 끝낼 게 아니라, 지역본부 전체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성인지 감수성 제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절대 유출돼선 안되는 내용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본사가 사실관계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유출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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