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두고 국회 정상화 의지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공안검사 시절 ‘고문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마주하기 어려웠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일 것을 기대했지만 자유한국당은 불참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오늘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 대표가 ‘초월회’ 오찬 회동을 했지만, 황교안 대표는 지난 5월에 이어 또 불참했다”며 “‘프로막말러’ 정당에 더해 ‘프로불참러’ 정당의 진면목을 한국당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 됐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념식이 거행되는 민주인권기념관은 과거 ‘고문의 상징’으로 불렸던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해 시민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이곳에서 처음으로 기념식이 열리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뒤 “황교안 대표의 6월 민주항쟁 기념식 불참은 ‘고문이 집행됐던 역사의 현실을 대면할 용기가 없던 것’인가 아니면 ‘공안검사 출신으로 대공분실의 존재를 인정하기 싫어서 그랬던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이 진정 국민통합과 헌법정신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있는 정당이라면, 민주화운동 인사와 고문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로 민주화 역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국당이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존중하는 자세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황 대표를 향해 “기념식에 불참한 것은 악랄한 고문과 인권 유린 속에서도 국민이 이뤄낸 민주주의의가 불편해서 인가. 아니면 공안검사 시설 늘 마주해야했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가”라고 물었다.

황 대표가 비슷한 시각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도 “블랙리스트로 대표되는 전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비난의 선봉에 서니 황당 그 자체”라고 지적한 뒤 “최고 권력자도 법과 민주주의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과 민주주의가 입증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존경보다 독불장군 마냥 유아독존식의 방식은 공존이 아닌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황 대표는) 아예 국회도 6·10민주항쟁 기념식도 그리고 초월회 모임도 패싱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다 국민까지 패싱하지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다(황교안 대표 저서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는데 벌써 길을 잃은 것 같다. 나 혼자 산다는 있을지언정 나 혼자 정치한다는 있을 수 없다. 정치의 기본이 무엇인지 숙고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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