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상징인 6월항쟁 32주년에 문재인정권을 역대 가장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에 청와대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비교하면 그 주장이 사실인지 금새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정상외교를 천렵질에 빠졌다고 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주장에도 청와대는 동행한 기자들도 놀다온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오후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비민주적이라는 황교안 대표 주장에 “민주주의가 과연 어느 시기에 융성했느냐는 국민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한국 언론자유를 평가하지 않았느냐”며 “(언론자유 지수를) 이명박 정부 때와 박근혜 정부 때와 (문재인 정부를) 비교해보면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18일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2016년 70위에서 지난해 43위, 올해 41위로 많이 올랐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6월항쟁 32주년 기념식에는 불참한 채 한국당 의원 주최 ‘표현의 자유’ 억압 실태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권은 본인들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대 가장 비민주적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북한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탈북 기자의 정상회담 취재를 불허하기도 했는데 이러고도 과연 언론 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이 정권에 묻는다”며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브라더가 2019년 대한민국에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께서 심히 염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천렵질에 정신팔렸다는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 주장에 “정상외교가 천렵이냐, 냇가에서 고기잡는 것이라는게 천렵이라는 뜻인데, 정말 한가하게 놀러나간 것인지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순방길 동행했기 때문에 놀다온 것인지, 열심히 일하고 온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논평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잘 이해가 안되는 논평이 많아 대응하지 않는게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6월 항쟁 32주년 기념사에서 대화를 강조하고 고운 말을 쓰는 게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한 것이 막말을 하는 국회 상황에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기자들 질의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항상 대통령과 얘기할 때 공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회정상화를 위한) 협상 축은 여야가 하는 것이지 (여기에) 훈수두거나 하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6·25 참전원로인 백선엽씨를 예방하고 있다. 백씨는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던 간도특설대원이기도 해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후 6·25 참전원로인 백선엽씨를 예방하고 있다. 백씨는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독립군을 잡으러 다니던 간도특설대원이기도 해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청와대는 약산 김원봉 선생 서훈 논란에 관해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정부에 20억원을 지원 요청해 정부가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예산 지원을 정부(보훈처)가 공식적으로 요청받은바 없다”며 “예산은 올해 현실적으로 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예산을 결정해 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을 결정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체가 기념사업을 개별로 할 수 있으나 정부가 관여 지원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원봉 선생 서훈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난해 4월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규정 가운데 8번 항목을 예로 들어 “북한정권 수립에 적극 동조하거나 기여, 또는 반국가 활동한 것은 제외한다고 돼 있다”며 “이 조항 때문에 약산 김원봉 선생은 서훈 훈격 부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청와대, 보훈처 방침도 그렇고, 규정에 의해 판단하며, 당장 고칠 의사도 없다.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2015년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서훈을 달아드리고 싶다고 페이스북에 썼던 부분을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야당 대표 때 언급은 김원봉 선생 뿐 아니라 독립운동했던 김구선생 등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며 “김구 선생의 경우 평가를 받았지만, 김원봉 선생 평가가 부족해 그런 계기에서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원봉 선생은 당시 영화 암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특히 친일고문 경찰 노덕술에게 뺨을 맞고 북한에 갔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또한 MBC 드라마 ‘이몽’의 주인공이 김원봉 선생인 점을 들어 김 선생 얘기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이 관계자는 “야당 대표 시절 말씀과 연결지을 필요는 없다”며 “현충일 발언의 경우 좌우 통합 보수진보 통합 차원에서 몇가지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됐다”며 “진보 쪽에서 평가하지 않은 채영식 장군도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해 평가했다”고 밝혔다. 서훈 추진은 사실이 아니며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고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버닝썬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접촉했으나 묵살당했다는 노컨뉴스 보도([단독] “청탁 첩보 의심된다” 靑까지 찾아갔지만 ‘손놓은’ 지휘부)에도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9년 5월2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근무 A경위가 사전에 연락이 없이, 청와대를 방문했는데,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찰 파견)은 경찰 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나 이 경위와 만났다”며 “A경위의 제보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근거, 구체적 자료제시도 없어서 들은 내용을 그대로 경찰청에 확인하도록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버닝썬 관련 최초 첩보가 허위로 꾸며졌다는 내용은 없었으며, ‘청와대가 경찰의 제보를 묵살했다’는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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