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의 독립운동 행적을 언급하자 비판에 나선 자유한국당이 과거 새누리당 시절 기관지를 통해 김원봉을 독립투사로 다룬 사실이 조명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10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과거 자유한국당이 기관지를 통해 약산 김원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실이 있다며 한국당이 이중적이라고 지적했다.

확인 결과 2015년 8월 당시 새누리당 기관지 새누리비전은 독립투사들을 시대별로 조명한 기사를 통해 김원봉을 언급했다. 새누리비전은 1920년대 독립운동을 다룬 대목에서 “3·1운동 직후에 약산 김원봉의 의열단이 만들어지게 된다”며 “의열단은 국내에 박재혁, 나석주, 최수봉, 김익상 등 수 많은 독립전사들을 파견해 적의 심장부인 조선총독부,  종로경찰서,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경찰서에까지 모두 폭탄을 투척한다”고 썼다. 새누리비전은 마지막 대목에 “조국을 위해 산화한 독립투사들의 뜻과 정신을 다시 한번 기리자”고 했다.

▲ 2015년 8월 새누리비전
▲ 2015년 8월 새누리비전

한국당이 김원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은 이 뿐이 아니다. 지난해 3월 경남 밀양시는 김원봉 생가터를 매입해 의열기념관을 열었다. 한국당 소속 박일호 밀양시장은 의열기념관 개관식 때 “약산은 밀양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의열기념관 전시에 김원봉은 비중 있게 등장한다. 또한 의열기념관 홈페이지는 김원봉의 독립운동 행적을 설명하며 “(조선의용대를) 한국광복군 제1지대로 재편하고 광복군 부사령 겸 제1지대장이 되었다”고 했다. 한국당이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대동소이한 설명이다.

의열기념관은 독립 후 김원봉의 행적에 대해 “통일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진력하다 미군정의 탄압이 심해지자 1948년경 북으로 갔고, 언제 생을 마쳤는지는 미상이다. 아직 독립유공자로 서훈 받지 못했으나, 영화 ‘암살’로 그의 이름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월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 경남 밀양 의열기념관 모습. 사진= 의열기념관 홈페이지.
▲ 경남 밀양 의열기념관 모습. 사진= 의열기념관 홈페이지.

2015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김을동 최고위원 등 한국당 인사들은 김원봉이 등장하는 영화 ‘암살’ 상영회를 열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당이 김원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10일 YTN에 출연해 “독립운동을 했다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월북 이후에 6·25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던, 그리고 노동상까지 지냈던 이 북한의 거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다르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