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판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두고 천렵(川獵)질에 정신팔렸다고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북유럽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을 두고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非)공감의 태도로 나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며 “불쑤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川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난했다. 민 대변인은 “이 시점에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북유럽 외교 순방인가”라며 “국익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 대통령 개인의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러 떠난 것인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곧장 반박에 나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걸 공당의 논평이라고 내놓다니, 토가 나올 지경”이라며 “경제 영토와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 외교를 ‘천렵질’이라고 비난하는 자유한국당, 제 정신인가. 과연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 맞나. 아예 집권을 포기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 대변인은 앞서도 대통령이 헝가리 유람선 사고 구조에 속도가 중요하다고 하자 ‘골든타임이 3분’이라고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민 대변인은 열흘만에 또다시 막말로 도마에 올랐다. 더구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닷새 전 또다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뒤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민경욱 대변인의 “배설 수준의 막말”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국민적 분노를 야기한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며 “‘막말 수도꼭지’다. 틀기만 하면 막말이 우르르 쏟아진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막말 당사자인 민경욱 대변인의 당직을 박탈하고 민 대변인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민 대변인은 “대통령 비판은 모조리 막말인가”라며 “만약 막말이라면 그 말을 불러일으킨 문제 행동이 무엇이었는지도 따져 물어야 균형잡힌 시각”이라고 했다. 그는 “제1야당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가열차고 합리적인 정부여당 비판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 대변인의 막말 논란에 한국당 지도부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관심이다. 이미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닷새전에 경고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 5일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까지의 잘못에 대해서는 ‘돌을 맞을 일이 있다 하면 제가 다 감당하겠다’라고 하는 말씀을 드렸고, 또 그럴 각오”라며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민경욱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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