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프 초장시간 문제 피하던 ‘아스달 연대기’, “질문 받겠다”
스태프 초장시간 문제 피하던 ‘아스달 연대기’, “질문 받겠다”
뒤늦은 ‘아스달 연대기’ 질의응답, 초장시간 노동 이슈 의식했나…한빛노동인권센터 “CJ ENM의 전향적 모습 기대” 

CJ ENM이 초장시간 노동 문제에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까. 드라마 스태프들의 초장시간 노동 문제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던 tvN 주말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연출 김원석) 제작진이 지난 6일 돌연 기자들을 상대로 질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 김원식 PD는 후반 작업을 이유로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았다. 노동 시간 관련 질문이 나왔으나 제작발표회 진행자가 대답을 회피하는 식으로 진행해 입길에 오르내렸다. 

아스달 연대기 제작진들은 지난 6일 기자들 질문을 취합하는 이유에 “지난 제작 발표회 당시(5월28일) 김원석 감독이 후반 작업 일정상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드리지 못하고 자리를 뜨게 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기자들이 아스달 연대기에 궁금한 점들을 보내주시면 질문 취합 후 많은 분이 궁금해 하시는 주요 질문에 김원석 감독이 직접 답변을 달아 보도자료 형식으로 보내드리고자 한다”며 “후반 작업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 상 서면으로 밖에 질문을 받지 못하는 점 넓은 아량으로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 측이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의 일부.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 측이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 일부.

 

아스달 연대기는 방영 전 주당 151시간 이상의 촬영을 강행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희망연대노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이후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은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 68시간 제작 시간, B팀 운영 등을 준수하며 제작 환경 개선에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관련 기사: tvN ‘아스달연대기’, 주 151시간 촬영 논란]

▲지난 4월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지난 4월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민경 기자.

 

지난달 28일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선 초과 노동 문제에 입장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김원석 PD는 드라마 후반 작업을 이유로 무대 인사만 한 후 별도 질문을 받지 않았다.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이 과도한 촬영 노동의 문제를 작가와 배우들에게 물었지만 진행자인 박경림씨는 “이 질문에 공식 입장이 나갔으니 작품에 관한 질문만 해달라”고 했다. 이 때문에 김 PD가 초과 노동 문제에 대답을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일 첫 선을 보인 아스달 연대기 시청률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1화는 6.7%(닐슨 코리아 기준), 2화는 7.3%였다. 

제작진이 이처럼 뒤늦게 기자들 질문을 취합하는 것과 관련 노동시간 문제 등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내부에서 커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CJ ENM이 투자 배급을 맡은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52시간 노동을 준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스달 연대기 측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줬을 수 있다.

CJ ENM이 최근 노동 이슈와 관련해 예민하게 의식하고 있고, 변화를 기대하겠다는 의견도 있다. 이한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는 7일 미디어오늘에 “CJ ENM이 기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는 방식에 평가는 각자 다를 수 있다. 최근 (방송계 초장시간 노동 근절을 촉구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1인 시위를 마무리하게 된 이유는 CJ ENM에서 노동시간에 전향적으로 협상을 다시 하자고 했다는 데 있다”이라며 “CJ ENM 측에서 어떤 것이 문제인지 파악했고 이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솔 이사는 “6월 중순부터 CJ ENM과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상파 3사와 함께하는 4자 협의체 흐름에 맞춰 노동 환경 개선 움직임을 기대한다”라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12시간 이상 노동하지 않고, 턴키계약이 아닌 직접 계약을 맺는 등 우리의 요구안을 CJ ENM 측에서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잘 이행하는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지상파 3사와 산별 협약에 따라 구성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협의체’를 꾸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협상에 CJ ENM과 JTBC 등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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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6-07 18:16:29
한빛노동인권센터의 지속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