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의 문재인 대통령 연말 하야 촉구 시국선언문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한기총의 이 같은 잇단 막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을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촉구한 한기총이 시국선언문에 대한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한기총 전광훈 목사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은 지난 5일 시국선언문을 내어 “자랑스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6만5천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가족을 대표하는 한기총은 한국교회가 이뤄놓은 세계사적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연말까지 하야하고 정치권은 4년제 중임재 개헌을 비롯 국가 정체성을 바로잡기 위해 내년 4월15일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헌법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기독교 단체를 대표하는 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가장 큰 여러 교단들이 대부분 빠져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총장은 이날 CBS 라디어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기독교에도 어울리지 않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그런 발언이 될 수가 없다”며 “그건 너무 수준 이하의 발언이고 너무 또 정치적인, 낮은 수준의 정치적인 발언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기독교인들 부끄럽게 만든다. 한국 기독교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손 총장은 “어디까지나 다 그분 개인의 아주 잘못된 발언이지 결코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그런 발언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기총이 밝힌 가입 교단 수는 79개 교단으로 행정 보류나 가입 보류된 교단 10개를 빼면 69개 교단 정도가 소속회원 교단이며, 한국 개신교 교단 총수가 374개인 점에 비춰볼 때 다수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예수교장로회 통합, 예수교장로회 합동, 기독교장로회, 예수교감리회, 백석대신 등 대표적인 대형교단은 다 빠져있다.

기독교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그 내용에서 사실 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아무런 명분도 없는 것이기에 논평의 가치도 없다”면서도 “한기총이 스스로를 ‘6만 5천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 가족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표현한 것은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3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방문해 전광훈 대표회장을 비롯한 원로들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3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방문해 전광훈 대표회장을 비롯한 원로들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한편, 청와대는 여야에 제안했던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7일 회동을 두고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내 협상중인 것으로 안다”며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에서 요구한 1대1 회담도 적극 수용했다”며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수용하지 않겠나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한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긴밀하게 소통중이고, 정해진 것은 없다”며 “(방한의) 시기 장소 문제는 실무 협의중이며 정해지는 대로 알려드리겠다. 북유럽 순방 이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G20 계기로 하는 (여러 국 정상과의) 회담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 방한이 무게감 있게 진행중이라는 것이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아뇨. 시기와 장소, 방식은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뢰 부상 관련 조작설을 재조사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의에 청와 대 관계자는 “정확히 아는 바 없다. 확인해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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