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세계일보의 출입을 정지했다.

발단은 지난 3일 세계일보의 ‘퀴어 축제 끝, 남은 것은 쓰레기뿐’이라는 기사다. 서울퀴어문화축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서울 시청광장 등 행사장 일대의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부각했다.

군인권센터는 임태훈 소장 명의로 5일 입장문을 내고 “깨끗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군인권센터 등 부스 참가 단위와 참가자 7만여명의 명예가 훼손된 바 세계일보사의 공식 사과가 있기 전까지 군인권센터 출입을 무기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보도 수정 전(왼쪽)과 후
▲ 세계일보 보도 수정 전(왼쪽)과 후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축제가 끝난 뒤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광장 곳곳에 임시로 쓰레기를 모아놓았다. 세계일보 기자는 이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내보내며 행사 참가자들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떠난 것처럼 보도했다. 

이후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세계일보는 ‘남은 것은 쓰레기 뿐’이라는 제목을 ‘축제 끝, 쓰레기는 분리해서 버리세요’라고 수정했다. “퀴어 축제는 다른가 했더니,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똑같네요” 등 일부 내용도 지웠다.

군인권센터는 “기존에 허위로 작성한 내용에 대한 사과나 정정의 내용은 전혀 없었다. 이는 전형적으로 다수에게 피해를 입혔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인권센터는 “세계일보를 규탄하고,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일보 측은 “우리는 ‘퀴어 축제’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도심 광장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의 쓰레기 처리문제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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