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기본협약은 모든 약자를 위한 권리
ILO기본협약은 모든 약자를 위한 권리
[토론회] 예술인, 입시거부 청년, 성소수자 등 모든 이의 권리 확대에 필요

“처음 우리(투명가방끈)를 ILO 관련 토론회에 불러주셨을 때 ‘갑자기 우리한테 왜 그러지?’ 했어요. 우리 활동이 ILO 기본협약과 만날 일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문화예술인은 다른 노동자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입증해야 했습니다. 예술노동은 앞으로 증가할 플랫폼 일자리 형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더 다양하게 변할 거고요.”

“ILO 기본협약이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노동운동은 그 안에 드는 ‘성소수자’란 존재를 어떻게 발음할 건가요.”

ILO 기본협약은 노동자들만의 이야기일까. 특히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결사의 자유 등 기본협약 비준은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특수고용 노동자를 인정하는 문제로만 인식되기 일쑤다. ILO 기본협약이 우리 사회에서 둔 현재 우리사회에서 권리 잃은 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민하는 자리가 5일 저녁 서울 중구 NPO지원센터에서 열렸다. ‘ILO 기본협약과 사회구성원의 권리는 어떻게 이어져 있나’를 주제로 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인권운동더하기‧미디어오늘 등 공동주최 대중토론회에서다.

▲‘ILO 기본협약과 사회구성원의 권리는 어떻게 이어져 있나’를 주제로 한 대중토론회가  5일 저녁 서울 중구 NPO지원센터에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인권운동더하기‧미디어오늘 등 공동주최로 열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ILO 기본협약과 사회구성원의 권리는 어떻게 이어져 있나’를 주제로 한 대중토론회가 5일 저녁 서울 중구 NPO지원센터에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인권운동더하기‧미디어오늘 등 공동주최로 열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이날 모인 패널은 그간 법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 문화예술노동자와 방송미디어노동자 인권단체부터 대학생‧대학 비진학 청년‧성소수자까지 노동계 안팎을 아울렀다.

윤민정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활동가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지난 2월 학교 비정규직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보인 시선을 한 예로 들며 입을 열었다. “총학생회는 중앙도서관 난방파업을 중단 요청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외부에선 이를 기사화했지만, 교내에선 ‘학생의 이익을 (총학이) 대변하는데 왜 난리냐’, 혹은 ‘파업 원래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하는 이야기가 오갔다.”

윤민정 활동가는 “언제 경쟁에서 낙오할지 모르고, 학점이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칠지 무섭다는 감각이 학생이 모여 의견을 표출할 권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 이는 나아가 노동자로서 결사의 권리와도 분명히 닿아있다”고 말했다.

따이루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운영위원은 노동자들의 ‘결사’를 두고 대학입시를 거부한 소수자들이 모이며 느끼는 어려움과 겹친다고 했다. 따이루 운영위원은 “일단 목소리를 내려면, 능력과 자격이 있어야 요구를 받는다. 그래서 경쟁의 승자이자 권력자가 아닌 약자들이 모여 말하는 데에 위축되고 부담을 가진다. 게다가 기업과 학교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모이는 데에 쉽게 통제하려고 까다로운 요건을 제시하고 인정 기준 삼는다”고 말했다.

▲따이루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운영위원. 사진=김예리 기자
▲따이루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운영위원. 사진=김예리 기자

따이루 운영위원은 “한편 20대가 일상적으로 듣는 인사는 ‘어디 대학, 학과에 다니냐’는 것이다. 그때마다 정책하며 ‘대학 안 갔다’고 말하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투명가방끈과 같은 단체가 있다는 것은 대학입시 거부자가 말할 용기를 주고, 스스로를 설명할 단어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낡은 법제와 사회인식 탓에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결사의 자유 기본협약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은 ‘노동자’ 정의를 얻지 못한 노동자들은 시민으로서 권리를 주장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성상민 기획차장은 “방송노동자가 자조적으로 쓰는 ‘디졸브노동’이라는 말이 있다. 서서히 화면을 전환하는 디졸브효과처럼, 방송노동자들은 새벽에 출근하고 다음날 같은 시각 퇴근하면서 일하고 쉬는 시간이 구분되지 않는다. 이렇게 노동자로 권리를 빼앗기는 이들이 시민으로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오경미 문화예술노동연대 사무국장은 예술인이란 ‘타이틀’이 오히려 노동자로 권리를 지우는 데에 악용된다고 꼬집었다. “예술가가 하는 것도 똑같이 노동이지만, 인정받지 못한다. 노동권을 주장하면 ‘너희는 노동 이데올로기에 빠져버린거야’라는 추상적인 답이 돌아온다. 문제는 이런 얘길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정규직을 꿰차거나 예술을 겸업으로 하는 이들이란 점이다.”

▲윤민정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활동가. 사진=김예리 기자
▲윤민정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활동가. 사진=김예리 기자

참가자들은 ILO 기본협약 비준으로 결사 자유를 보장할 때 사회구성원들의 권리행동도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상민 기획차장은 “노조뿐만 아니라 시민이 권리를 주장하는 데에 쓸데없는 규칙이 너무 많다. 방송노동자는 물론이고 청소년, 문화예술노동자까지 사실 조금만 규칙에 어긋나면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 ILO 기본협약 비준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기본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민정 활동가는 “얼마전 학교에서 미투 사건이 불거져 광장에서 2000명 규모의 학생총회를 열었다. 광장에서 느낀 모이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이 노동기본권과도 상관이 있어 보인다”며 “이같은 공동체 속에서 조직하고 말하는 경험이 나중에 노동자로서 노조활동에 대한 생각을 가능케 할 수 있다. 각자 자기 현장에서 활력 있는 투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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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06-06 15:41:36
보통 투잡이나 겸업하는 사람들이 노동자 권리와 최저임금에 대해 비판적이다. 일단 기본 수입이 있고, 돈을 계속 더 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투잡이나 돈을 더욱더 모으려면 노동시장이 유연해야 하고, 기본 수입이 있어서 쉽게 그만두고 쉽게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결국, 돈에 대한 탐욕이(자본주의 사회의 이면)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자가 같은 노동자의 권리를 지속해서 약화한다고 본다. 이익충돌은 기업과 노동자도 있지만, 투잡/쓰리잡하는 사람과 저녁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노동자 사의에도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