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재권씨의 아들 김성택씨가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을 돕더라도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이 있었으나 청와대가 사후 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뺐다.

청와대는 김씨가 오랜 시간동안 아버지를 회상하는 언급을 해 이 발언 위주로 소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순방 전 여야 5당 회동후 1대1회동 제안을 자유한국당이 거부한 것과 관련해 한국당이 역제안한 교섭단체 3당 + 1대1 회동안을 받을 수 없는 이유를 두고 “그럼 두 당(정의당, 민주평화당) 대표는 빼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5일(자)에서 문 대통령과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6·25전쟁 참전후 전사한 아버지 고(故) 김재권씨 유골을 67년 만인 2017년에 확인한 아들 김성택씨가 “평화도 중요하지만 나는 전사자 아들”이라며 "전쟁을 일으킨 북한이 사과해야 매듭이 지어질 것이다. 북한을 도와주더라도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자 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행사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서면브리핑에 이 부분은 빠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브리핑에서 김성택씨가 이같이 말한 게 사실인지, 왜 뺐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이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에서 풀단이 빠진 이후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는데, 대화한 모든 내용을 다 얘기할 수는 없다”며 “다만 발언자 발언 가운데 주요하게 얘기할 수 있는 얘기 위주로 발표할 수박에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성택씨가 실제 그런 발언을 했는데, 전후맥락 말씀드리면 김씨가 우리 정부의 평화에 대한 과정들, 평화 목표로 하고 있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다만 본인 아버지가 6·25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북한에 명확한 사과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얘기를 하면서 아버지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 같으면) 1분 남짓으로 끝날 발언을 어제는 영상과 함께 꽤 오랜시간 동안 발언했다”며 “아버지 사진과, 본인의 가족사진을 죽 보여주면서 회상을 많이 해서 이렇게 중요하게 얘기한 부분을 (서면브리핑에) 담아서 전한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함께 청와대는 전날 강기정 정무수석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대표회동 후 1대1 회동을 제안했으나 자유한국당이 사실상 이를 거부하면서 3당대표(교섭단체) 회동후 1대1 회동을 역제한한 것도 현재까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추경이 처리되지 않은 날짜가 42일째, 많은 시간 지났고, 국회가 가동돼야 많은 현안이 해결될 수 있다”며 “5당대표회동을 4당 대표에게도 확답을 받은 상태였고 의제를 넓히자는 자유한국당 요구도 수용했는데, 다시 1대1 회동을 제안한 것은 다른 당도 있기 때문에 (수용을)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강 수석이 제안한 5당회동+1대1회동에서 더 뭘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며 오는 7일 회동일까지 긍정적 답변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러자 한 기자가 ‘추경과 같이 경제부분 영향이 큰데, 청와대 제안을 한국당이 3당 + 1대1로 하자고 하면서 고집한다면 답이 없을텐데, 그래도 청와대가 애초 그대로 고수할 것이냐, 안되면 피해는 국민에게 갈텐데, 자유한국당 책임만 물을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제안에 청와대는 융통성을 계속 발휘했고, 계속 밀고당기기를 하면서 협상을 하는 것인데, 이 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의제 넓히는 것도 수용하고 동시제안도 드렸다”며 “3당 대표 얘기를 하는데, 그럼 2당 대표는 빼고 하라는 말씀인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숙청설 돌았던 김영철 김여정이 등장했는데, 북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완전히 열매가 무르익기 전에 땄을 때는 이도저도 안되는 일이 돼 버리기 때문에 한 발 한 발이 조심스럽다”며 “우리쪽에서 나간 관측이나 추정이 상대국에게는 명확한 입장으로 읽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조선중앙TV등에 공개된) 김여정 김영철 사진들과 대변인 담화, 이를 추정하는 기사가 나고 있는데, 그런 상황 우리도 살펴보고는 있지만 어떤 메시지라고 단정짓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 일정은 이번주 중에 결정해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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