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사협상 소환된 이해진 “생중계 토론하자”
네이버 노사협상 소환된 이해진 “생중계 토론하자”
‘선배님’ 부름에 응답 “난 사용자 편”… 5일 교섭부터 인트라넷 생중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원들의 부름에 응답했다. 네이버는 현재 노사가 단체교섭 갈등으로 쟁의가 진행 중인데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이해진 GIO가 직접 응답하라’는 노조 측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이 GIO는 지난 1일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내가 오는 12일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으니 그 이후로 날짜를 빠르게 잡아보자”며 “이 토론회도 건강하게 투명하게 네이버답게 생중계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현재 일본에서 신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GIO가 직접 직원들과 토론을 제안한 이유는 앞서 노조와 교섭 내용을 공유한 네이버 인사담당자의 게시글에 직원들이 크게 분노하면서부터다. 직원들은 회사 인사담당자가 익명에 숨지 말고 실명으로 답할 것과 ‘이해진 선배님’이 속 시원히 답해줄 것을 요구했다.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민중의소리
▲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민중의소리

이 GIO는 “이런(노사) 문제에 내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는 건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나에게 어떤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피켓으로 나보고 나오라고 하는 걸 봤을 때는 참 당혹스러웠다”며 “그런데 이렇게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니 기쁘게 용기 내서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난 ‘직원 편’이기고 하고 ‘주주 편’이기고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주는 ‘사용자 편’인 것 같다”면서 “이 사용자들이 아니었다면 나나 여러분이나 네이버의 지난 20년은 있을 수도 없었고 우린 지금 이런 논쟁은커녕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여러분에게 서비스에 대해 쩨쩨하거나 심한 잔소리를 할 때에도 사용자 편에서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들의 모든 판단에는 사용자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자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GIO는 지난 3일 창사 2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감사 카드에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워왔고 각자의 빛나는 날을 아낌없이 함께해 준 여러분이 있었기에 스무 살이라는 멋진 숫자를 마주하게 된 것 같다”면서 “다가올 새로운 도전의 순간들 또한 우리 모두 잘 헤쳐나가리라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GIO의 ‘서비스 사용자를 우선해야 한다’는 말은 네이버 노사 단체협약안 교섭 과정에서 사측이 “사용자, 사업자, 광고주에게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은 필요하다”며 파업 등 쟁의행위 참여 조합원을 제한하는 ‘협정근로자’ 조항을 요구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은 지난 2월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사옥 1층 로비에서 노사 단체교섭 결렬 후 첫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사진=강성원 기자
네이버 사원노조 ‘공동성명’은 지난 2월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사옥 1층 로비에서 노사 단체교섭 결렬 후 첫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사진=강성원 기자

앞서 회사 인사담당자는 지난달 30일 인트라넷에 “회사는 5월24일 노동조합과 14번째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가 협정근로자의 취지에 공감해줬으나, 사회적 책임감을 다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우리의 생존을 넘어 수천만명의 사용자, 수십만명의 소상공인, 광고주의 생존, 편익과도 관련된 사안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노사 모두가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담당자는 또 “6월5일 교섭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는 과거 우리 사회의 일부가 보여준 투쟁의 모습을 답습하고 관행적인 방식으로 회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방식은 새롭지도, 네이버답지도 않은 모습이다. 회사와 대화를 하겠다면서 회사를 비난하는 지금의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네이버 직원들과 조합원들은 사측이 노조의 교섭 태도만을 문제 삼고 정작 사측은 전혀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직원은 “네이버가 누군가의 일상이라는 말에는 동감하지만 우리 회사가 국가기간산업은 아니다”며 “회사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적 책임은 IT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 다시 말해 빠른 시일 안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 직원은 또 “새롭고, 네이버다운 모습을 원한다면 회사 역시 노사문화에 있어 새롭고 네이버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회사가 계속 노력하겠다고 하니 6월5일 있을 교섭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교섭 현장을 라이브로 중계하거나 최소한 회의록 같은 기록으로 공개해줄 것을 요청해 본다”고 제안했다.

다른 직원도 “내가 생각하는 ‘새롭고 네이버다운’ 것은 투명함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노력하고 소통하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교섭 과정을 공개로 전환해 진행한다면 새롭고 네이버다운 대화가 진행될 수 있고 원색적인 비난인지, 타당한 비판인지 개개인이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교섭현장 라이브 중계를 요청하는 직원들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자 오세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지회장은 “많은 분이 교섭 중계 혹은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다. 직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면 어느 것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한다”고 남겼다. 

이를 사측이 수용하면서 노사는 5일 오후 열리는 15차 단체교섭을 네이버 본사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인트라넷을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네이버 노조 첫 단체행동 “이제 이해진이 답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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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6-05 17:09:07
명심할 것은, 양쪽 다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없다. 대립만 커진다면, 사회적 약자(네이버 전체 노동자 포함)의 피해만 커진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흥국이 피해를 보듯. 생중계하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즉, 노조도 네이버 노사의 여러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는 뜻.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잘 타협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