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개원과 여야 대표 회동을 촉구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국회 탓을 하면서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든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는 건강한 정쟁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정쟁은 지양해야 한다며 주인공인 국민은 빠지고 정작 대통령 말한마디마다 이렇게 민감하게 나오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정상화를 걱정하는 문 대통령의 전날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이 어제도 국회 탓을 했다”며 “청와대를 정국 갈등 제조기로 만들고 있다. 하루라도 국회 탓을 안 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본인 북유럽 순방 전에 모든 것을 끝내달라고 한다”며 “대통령 일정에 국회가 맞추라는 오만한 태도”라고 했다. 그는 이 정국이 지금 교통체증을 겪는 이유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일으킨 대형사고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을 탓했다.

그는 국회가 열려도 정상 국회가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무용론을 펴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열린다고 한들 과연 그 국회가 정상적 국회일지, 청와대 심부름센터가 될지, 민생국회가 될지, 총선 국회가 될지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국회 문이 열리는 즉시 국민 혈세가 쏟아지고, 상임위와 본회의 의사봉이 그저 청와대 심부름 이념법 통과를 위해서만 두드려지지 않을까 걱정이 굉장히 많다며 추경안의 경우 이미 재해·재난 추경은 피해주민들의 손에 쥐어지는 예산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인다”며 “청와대는 국회가 자율적으로, 정말 ‘민생국회’가 되고, 제대로 정상화 되도록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놓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나 대변인 등 자유한국당 여러 의원들이 계속 대통령 말 한마디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오는 얘기들”이라며 “그럴 게 아니라 국민들 생각에 더 민감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 보기에 건강한 정쟁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정쟁은 지양해야 한다”며 “오히려 주인공인 국민들은 빠진 채 대통령 말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한테 계속 (민생을 챙기고) 야당과 만나라고 요구하지 않냐”며 “우리는 대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추경이 풀리려면 국회부터 열어야 해 국회 가동을 바란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계속 청와대와 대통령을 향한 비난만 쏟아낸다. 대통령에게 (야당대표와) 만나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고, 우리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으니 대답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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