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생존법 스스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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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조회수·매체 위상 하락…디지털화, 지지층 취약이 원인”

한겨레가 ‘디지털 강화’를 외치며 많은 에너지를 투입했으나 오히려 디지털뉴스 조회수(PV)가 더 떨어졌고, 진보언론으로서 위상이 하락했다는 진단이 나오자 내부에서 우려가 나왔다. 이 같은 진단을 한 이유는 더 늦기 전에 사태를 직시하고, 함께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한겨레지부·지부장 정남구)는 지난달 29일 발행한 노보 ‘진보언론’에서 기사 조회수와 매체 위상 하락 소식을 12면에 걸쳐 다루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 지난달 29일 발행된 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1면
▲ 지난달 29일 발행된 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1면

진보언론에 따르면 한겨레는 스마트폰 이용이 확대되면서 신문 구독률과 열독률이 하락해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대응해왔다. 특히 2015년 ‘혁신3.0’과 2018년 10월의 ‘팀 중심 조직 개편’도 그 일환이었는데, 되레 월간 순 방문자 수, 1만 페이지뷰를 넘는 기사의 수도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4월 한겨레 디지털뉴스 PV(화보 제외, PC+모바일 합계)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7.4% 줄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이슈화되기 전인 2016년 1~4월보다 13.7% 줄었고, 장미 대선을 앞뒀던 2017년 1~4월보다 37.8% 감소했다. 이를 두고 진보언론은 “‘디지털 강화’ 전략 시행 뒤 일선 기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저널리즘 퀄리티는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한겨레지부는 지난달 중순 온라인 조사업체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500명을 대상으로 매체 신뢰성과 공정성, 호감도 등을 조사했다. 진보언론이 설문 조사를 시행한 이유는 언론 수용자들이 한겨레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본 후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기 위해서였다.

한겨레지부는 ‘한겨레에 대해 잘 안다’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27명을 빼고, 473명의 응답 자료를 분석했다. 답변은 전혀 아니다(-1점), 그렇지 않은 편이다(-0.5점), 반반이다(0점), 그런 편이다(0.5점), 매우 그렇다(1점)로 점수를 매겼다.

전체 평균값을 보면, 한겨레의 논조가 진보적이라는 데는 응답자 사이에 견해가 가장 일치(점수값 0.232)했다. 그러나 한겨레 신뢰성(0.063), 공정성(-0.021), 호감도(0.019)는 평균값으로 볼 때 ‘그저 그렇다’에 가까웠다. 이를 두고 진보언론은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한겨레를 그저 그런 매체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보수적인 수용자들은 한겨레를 매우 부정적(신뢰성 –0.206, 공정성 –0.321, 호감도 –0.274)으로 평가했다. 반면 진보적인 수용자들은 꽤 긍정적(신뢰성 0.206, 호감도 0.165)으로 평가했다. 다만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수용자 집단(0.126)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진보언론은 “‘나는 보수적인데, 한겨레는 진보적이다’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한겨레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신뢰성 –0.323, 공정성 –0.417, 호감도 –0.350)하고 있었다. 반면 ‘나는 진보적이고, 한겨레도 진보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신뢰성 0.355, 호감도 0.357, 공정성 0.240)은 한겨레를 매우 좋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나는 진보’라고 대답한 그룹만을 놓고 분석해보면, 이들 응답자는 ‘한겨레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사안을 많이 보도한다’(0.277)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한겨레 보도가 수많은 특종상을 받고 있음에도 ‘한겨레가 특종을 많이 한다’(0.076)는 항목에 동의하는 정도는 매우 낮았다. 이를 두고 진보언론은 “수용자가 높게 평가하는 특종과 수상작을 선정하는 단체가 평가하는 특종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진보언론은 이번 조사에 나타난 핵심은 ‘한겨레를 좋게 평가하는 그룹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사람들 가운데, 한겨레도 나와 비슷하게 진보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만이 한겨레의 신뢰, 공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호감을 나타냈다. 해당 그룹의 전체 표본은 16%가량에 그쳤고, 그 가운데 50대 이상이 52%를 차지했다.

▲ 지난달 29일 발행된 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2면
▲ 지난달 29일 발행된 한겨레 노보 진보언론 2면

실제로 이들은 한겨레 디지털 주 독자층이다. 진보언론에 따르면 한겨레 디지털 뉴스 이용자 중 65%가 남성이며, 45~54세가 22.4%(올해 1분기 기준)로 가장 많았다. ‘45살 이상 남자’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신문 열독자와 디지털 독자 사이에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결과적으로 ‘50대 이상, 진보성향, 남자’로 주 독자층이 좁혀진다.

끝으로 진보언론은 “‘디지털’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함정은 ‘뭐든 일단 해봐야 한다’에 있을 것이다”며 “신문 뉴스와 디지털 뉴스를 거의 똑같이 만들면서, 디지털퍼스트를 위해 신속한 출고에 매달리고, 몇 사람이 보든 페이스북 등 SNS에 열심히 기사를 퍼 나르는 일이 기사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독자의 신뢰를 해치고, 기자 등 뉴스 생산자의 피로도만 가중한다면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것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신문사. 사진=김도연 기자
▲ 한겨레신문사. 사진=김도연 기자

이어 진보언론은 김춘식 차기 한국언론학회장과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교수,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등 5인에게 한겨레 현주소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춘식 차기 한국언론학회장은 지금 한겨레 뉴스가 권력을 비판한다는 생각이 잘 안 든다고 지적했다. 김춘식 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이 한겨레의 신념과 일치하기 때문에 한겨레의 딜레마는 이해된다. 그런데 이 딜레마는 정파적 언론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시금석이다. 한겨레가 신념에 치우치다 보니 정부 정책의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으려 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춘식 교수는 “이게 결국은 정파적이 되는 것이다. 이 분야 연구가 힘든 건 이론이 현실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은 오류가 너무 많다. 정부는 그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언론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으로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보완책을 짚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춘식 교수는 한겨레 오피니언 칼럼을 보면 독자가 반응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필자들의 자기 직설적 감정을 배설하는 느낌도 든다. 굉장히 자기중심적이다.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교수도 “한겨레가 시간이 흐르면서 원오브뎀으로 변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한겨레 창간 모토인 권력기관 감시와 통제 기능이 최근 많이 희석되고 있다. 다른 언론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취재 내용과 논조를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서 날카로움과 공격적인 면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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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2019-06-06 16:18:59
르포나 탐사보도를 강화하시고 ebook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수익증대 방안을 연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광고 등으로 자극적인 기사 쏟아내는 황새 쫓아가기 보다는 특화를 통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면 충분히 승산 있다 봅니다.

ㅇㅇ 2019-06-05 13:48:17
사회적으로 필요한 담론을 생성하지 못하니 다른 언론과 차별점이 없어질 수 밖에. 손석희는 따라잡으려고 하고 김어준은 욕하면서 끌어내리려고 하고. 정작 이 둘이 왜 영향력이 제일 큰지는 분석을 못하는거 보면 한심하다 한심해.

바람 2019-06-04 15:22:39
개인적으로 한겨레만큼 공익적인 글은 쓰는 곳은 거의 없다. 가끔 너무 극진보적인 글만 아니면, 한겨레만큼 신뢰성 있는 신문도 드물다. 그럼 왜 수익성이 낮을까. 이건 한국이 극자본주의, 개인주의, 수익주의로 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노동자가 90퍼가 넘는 한국에서 정의당의 의석을 보라. 노동자끼리 싸우고, 돈을 더 벌려는 욕심이 정치참여율을 낮게 하고 국민의 눈을 멀게 한다. 과거 언론이나 정부 수익성이 높을 때는 안전시스템을 최소화할 때 아닌가. 결국, 누군가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시대에 편승해서 나아가려는 개인의 욕심이 지금을 만든 게 아닐까. 극자본주의 사회, 기업이 언론사 대부분을 소유하는 사회. 국민이 지속해서 깨어있지 않으면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