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또 북한 오보를 냈다. 통일부 기자들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소위 ‘지르기 식’ 보도에 통일부 기자들 전체가 힘들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 1면에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 기사에서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협상 결렬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1면
▲ 조선일보 1면

 

▲ 조선일보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이라는 제목의 기사
▲ 조선일보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이라는 제목의 기사

조선일보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하며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혁명화 조치(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를 당했고,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도 결정적 통역 실수로 ‘최고 존엄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근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탈북자 출신 김명성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가 썼다.

그러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사흘만인 3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어제(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는 강제노역형설이 나오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등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2013년 8월29일자 6면에서 “김정은 옛 애인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제목으로 “현송월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2013년 8월29일자 6면 보도
▲ 조선일보 2013년 8월29일자 6면 보도

한 언론사 소속 A기자는 “북한 관련 소식은 언론도 당국도 확인이 어렵다. 소위 지른다고 한다. 확인이 안 되면 쉽게 지르는 경향이 있다. 그런 걸 자중해야 하는 게 아닌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대북 사업 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실제로 당국자들이 곤란해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언론사 소속 B기자는 “오늘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조선일보 보도가) 오보로 밝혀졌다. 1면에 실었으면 자신이 있었다는 건데 오보였다. 조선일보의 무리한 보도로 통일부 기자들 전체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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