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상 임시국회를 열어야 하는 6월에도 꽉 막힌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 거부와 소속 의원들의 막말·망언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일) 국회정상화 위한 3당 원대 회동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당 거부로 국회 문 못열었다”며 “여야간 정치적 논란과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제1야당 혼자 무한정 국정 발목을 잡아선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이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에 문제제기하는데 박근혜 정부 추경안은 2015년 11조 6000억원, 2016년 11조 8000억원이었지만 우리 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를 열고 민생 현안과 추경안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중재 노력이 고마웠는데 무위로 돌아가 안타깝다. 오신환 원내대표 요청과, 헝가리 비보로 인해 국민들이 안타까워하는 시점에서 단독국회 소집도 미뤄왔다”며 “황교안 대표는 우리보고 잘못을 사과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 법안을 철회하라고 한다. 지독한 독선”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끝으로 오늘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한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취지의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 말은 국가보안법상 위반인가 아닌가. 지난날 공안검사로서 수많은 국가보안법 사건을 처리했던 베테랑답게 말해달라.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답게 대답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지난달 31일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이 현지 구조가 진행 중인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고 본인 SNS에 게재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민경욱 의원은 야당 의원으로서 정부 여당 견제를 위한 취지였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만약 민경욱 의원이 국민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했다면 과연 이런식의 주장을 할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특히 아시다시피 민경욱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세월호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파안대소해 비판 받은 바 있고,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순수한 유가족’ 운운한 바 있어 국민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며 “한국당에서 5·18민주화운동 망언, 세월호참사 망언 등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국민정서와 공감하지 못하는 저급한 것들이다. 국민 정서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면, 자신에게 권한 위임해준 국민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위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아무리 당내에서 단속하고 징계하더라도 ‘망언 릴레이’가 끝나지 않을 것인데 징계조차 제대로 안 하고 있다. 한국당 막말을 감싸 온 조선일보마저 기본적 품위를 갖춰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상황을 잘 성찰해서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한국당의 극우망언, 혐오정치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며 “정치적 냉소주의를 양산해서 정치혐오로 끌고 가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분명히 있다. 문재인 정부와 국민 사이를 이간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색깔론, 지역주의, 허위조작 같은 유혹에서 벗어나 국민 수준에 맞는 정치 언어·태도·품격을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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