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고 장자연씨 사망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이 조선일보 주최 청룡봉사상을 수여한 게 확인되자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와 경찰의 유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녹색당, 불꽃페미액션 등이 참여하는 ‘성 적폐 검경개혁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1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경찰과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정부는 청룡봉사상을 포함해 민간에서 주는 상을 받은 공무원에게 주어지던 특별 승진 등 인사 특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행동은 조선일보가 청룡봉사상 등 경찰 조직에 외압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장씨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리 없고 앞으로도 경찰이 외압에 맞서 여성착취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성범죄 피의자 조선일보와 그들의 경호원, 경찰을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31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성범죄 피의자 조선일보와 그들의 경호원, 경찰을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조현오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은 조선일보 협박에 굴복했고 조선일보 인사들은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며 “그후 조선일보 방 사장을 조사한 경찰관은 두 달 후 조선일보로부터 청룡봉사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룡봉사상으로 인한 특진 특혜를 폐지하는 것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청룡봉사상 전체를 폐지하고 청룡봉사상을 수여한 경위를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조선일보사 앞에서 “여성 착취를 실천하는 적폐 언론 조선일보를 규탄한다”, “성 적폐 경찰 조직 권언유착 뿌리 뽑자”, “특전 폐지로 부족하다. 오명으로 얼룩진 청룡봉사상 폐지하라”, “장자연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청룡봉사상에 경찰 내부에서 비판이 나왔지만 조선일보 내부에선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경북 포항경찰서 소속 A경감은 지난 26일 내부 통신망에 ‘청룡봉사상이 우리의 자존심을 구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청룡봉사상 폐지를 공개 건의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경찰 캐릭터 소품 위에 부착된 '조선일보 경호원'이라는 종이를 떼고, 조선일보를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정민경 기자.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경찰 캐릭터 소품 위에 부착된 ‘조선일보 경호원’이라는 종이를 떼고, 조선일보를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정민경 기자.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조선일보 기자 중 양심 있는 기자가 있다면 호소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조선일보의 사법 농단과 범죄 은폐 행위와 관련해 조선일보 내에서 내부 고발자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사주 일가의 행태에 조선일보 모든 기자가 창피함을 느낄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자체 준비한 경찰 캐릭터 소품 위에 부착된 ‘조선일보 경호원’이라는 종이를 떼고 조선일보는 찢는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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