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특보 체제로 전환해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고성 산불 재난방송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부처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시간대별로 보면 KBS는 30일 아침 8시16분 처음으로 특보체제로 전환해 침몰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오전에 한 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특보 뉴스를 내보냈다. 오후에도 1시59분, 5시1분, 6시1분에 특보를 내보냈다.

메인뉴스인 9시 뉴스엔 헤드라인을 포함해 19개 리포트를 전했다. 이날 9시 뉴스 리포트 수는 모두 26개였다. 사실상 9시 뉴스도 헝가리 사고 특보였다. 이후 밤 10시6분부터 11시20분, 11시23분부터 12시22분까지 특보를 내보냈다. 밤 11시에 시작하는 ‘오늘밤 김제동’은 결방됐다.

KBS 변화는 또 있다. 지난 고성 산불 재난 방송에서 하지 않았던 수어 방송이 침몰 사고를 전하는 뉴스 내내 전파를 탔다. 방통위 등 관계부처는 지난 14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난방송의 신속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을 보고했다. 보고엔 재난 방송 시 수어와 외국어방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방송 내용도 현지를 연결해 상황을 실시간 전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등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KBS는 사고 현장의 구조 작업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다뉴브강에서 바이킹 시긴 호와 허블레아니 호가 충돌하기 직전 영상도 확보해 보도했다.

KBS데이터저널리즘팀은 선박의 운행 정보를 보는 민간 웹사이트를 분석해 바이킹 시긴 호와 허블레아니 호의 충돌 전 속도와 항로를 분석했다. 항적도에 기록된 두 선박의 위치와 속도를 분석해 충돌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아냈다.

▲ 30일 KBS 9시 뉴스 화면.
▲ 30일 KBS 9시 뉴스 화면.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았다는 여행사 가이드의 증언 그리고 ‘인재’라고 지적하는 외신 분석도 전했다. 선박 포화상태가 된 다뉴브강에 대형 선박의 야간 운항을 제한했지만 사고 지점은 제한 방침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전했다. 현지 교민사회 분위기와 추돌 대형선 탑승객의 증언, 사고 상황 재구성 등 여러 리포트로 이번 사고를 다각도로 전했다.

특보 전환 뉴스에 시청자 관심도 높았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0일 KBS9시 뉴스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10.2%를 기록했다. 이후 두차례의 뉴스특보도 각각 5.3%, 2.9%로 집계됐다. 동 시간대 다른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 시청률보다 높았다.

한 KBS 기자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격 특보로 전환한 것은 공영방송으로 당연한 자세이고 바뀐 모습을 보여줬다”며 “특히 편성차원부터 정규 프로그램을 고집하지 않고 서로 큰 이견 없이 적극 특보 편성한 것은 고성 산불 이후 전사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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