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사망 보험금 지급 내용을 다룬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고를 수습하기도 전에 희생자를 두 번 울리는 언론보도에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망자 여행자보험 보험금 최대 1억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에 타고 있던 여행객이 가입한 여행자보험의 보험금 규모는 사망시 1억원, 상해치료시 5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여행객들은 참좋은여행사가 제공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다 사고를 당했다. 참좋은여행사는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한 상태”라며 사고를 당한 여행객들은 DB손해보험 여행자보험에 가입돼 있고, 해당 상품은 사망에 1억원, 상해 치료비에 최대 500만원을 보장한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상책임보험 보험금은 통상 가입자의 귀책이 확인돼야 지급 가능하다’며 ‘지금은 사고 초기이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여부나 규모를 산출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스스로도 정확한 보험금 지급 규모를 산출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인정하는 셈이다.

▲ 5월29일 한국경제·중앙일보 보도 갈무리
▲ 5월29일 한국경제·중앙일보 보도 갈무리

 

한국경제도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관광객 가입 여행자보험금 최대 1억”이라는 기사에서 “한국 관광객들은 DB손해보험의 단체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DB손보 관계자는 ‘해당 단체 해외여행자보험은 사망 시 1억원, 상해치료비 5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이어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보장한다. 기본계약으로 상해 사망을 보장하며 실손의료비·질병 사망·휴대폰 손해·배상책임손해·항공기 납치 보상 등을 선택계약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 보험을 홍보하는 기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여행사 측조차도 보상 문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참좋은여행 최고고객책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분들의 많은 질문이 있어 이 사항을 넣었습니다마는 저희 회사는 여행자 전 고객들이 여행자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저희 회사도 동부화재와 삼성화재 배상책임에 가입되었다”면서 “저희 회사는 비용 문제를 떠나서 우선 회사의 모든 총력을 기울여서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되어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저희 대표이사 포함 전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수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관련 언론 보도에 한 누리꾼은 “돈 받는다고 이야기하기는 시기상조 아니냐. 유가족들 보면 억장이 무너질텐데”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들도 “사람이 죽었는데 돈 얘기가 나오냐”라고 비난했다.

한 기자는 “언론사의 구조적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대형 사고 나니까 데스크 회의에서 역할 분담하면서 경제부는 어떤 아이템 낼래 하고 지시하니 이런 내용을 발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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