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가 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의 배임·성매매 의혹 반박 입장을 1면 기사로 실어 내부 기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29일 낮에 발간한 신문 1면에 “KMH ‘투자·M&A 모두 적법 KBS 보도는 사실과 달라” 기사를 싣고 최 회장 입장을 전했다. 지난 28일 최 회장 배임·성매매 혐의를 다룬 ‘KBS 시사기획 창-최상주의 비밀’ 편을 반박한 기사로 10단락 모두 최 회장 측 해명을 담았다.

KMH아경그룹은 최 회장이 제조업체 STC(현 파인넥스) 투자와 인텍디지털 매각으로 수십억원의 아시아경제 자금을 빼돌렸단 의혹에 ‘적법 인수합병이었고 KMH 아경그룹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라 밝혔다. ‘기업사냥꾼’이란 비판에 기사는 최 회장이 “오히려 많은 부실기업을 회생시켰다” 반박했다.

KBS 시사기획 창에선 최 회장이 성매매를 한 정황이 문자메시지로 확인되기도 했다. 보도는 이를 ‘사생활 문제’라 칭하며 “명확한 증거 없이 짜깁기식 정황만으로 사실인 양 몰아간 것”이라 해명했다.

29일 아시아경제 1면
29일 아시아경제 1면
지난 5월28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최상주의 비밀' 편 갈무리
지난 5월28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최상주의 비밀' 편 갈무리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 기사는 내부 직원들 반발로 진통을 겪은 뒤 보도됐다. 1면 기사 외에도 관련 기사 여러 건이 지면보도 계획에 잡혀 있었으나 기자들이 거세게 항의해 1건으로 줄었다.

직원 A씨는 “1면 보도로 마치 아시아경제 구성원들이 최 회장의 투자가 적법 절차에 의한 거래였다면 동의하는 것처럼 비치는데 그렇지 않다”며 “투자 방식과 자금 흐름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않았고 언론사 오너로서 사회적 책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 지면을 할애해 비호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직원들은 “아시아경제는 그 누구의 것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것”이라며 회사에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아시아경제지부와 공정보도위원회, 사내 여기자 모임 등은 29일 공동성명에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회사는 같은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과 청사진을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수준으로 구성원들에게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KBS 보도 직전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란 비판이 더 높다. 노조는 “최 회장의 '결단'만으로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지우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직원 B씨는 “직원들 노력으로 2012년 ‘법정관리 사태’를 겨우 극복해나갔는데 또 큰 일이 터져 할 말을 잃은 구성원이 많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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