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원총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강효상 의원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했다.

의원총회 직전 강효상 의원이 입장하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강 의원에 악수를 청하는 동료 의원들이 많자 좌중에선 “당 대표 급이네”라는 농담이 나왔다. 강 의원이 자리에 앉은 직후 황교안 대표가 입장하자 강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황 대표는 강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다.

강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대표 발언 직후 연단에 올라 “제1야당과 저를 향한 이번 집권세력의 공격은 의회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매우 위험한 불장난”이라며 “정부여당의 탄압에 앞으로도 당당하고 단호히 대처하겠다. 공포정치와 압제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 29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황교안 대표가 강효상 의원을 발견하고 다가가 악수하는 모습 . 사진=금준경 기자.
▲ 29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황교안 대표가 강효상 의원을 발견하고 다가가 악수하는 모습 . 사진=금준경 기자.

강 의원은 “청와대가 감추려고 애쓰던 민낯을 국민여러분께 공개한 이후, 저는 한주일 내내 여권 당·정·청의 십자포화를 받았다”며 “청와대의 겁박과 민주당과 외교부의 고발에 이어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상 간 통화 이유 공개 이유에 대해 강 의원은 “국민들에게 팩트를 자세히 전달해서 문재인 정권의 한미외교 실상을 평가받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국 패싱’ 현상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드리기 위함이었다. 평가는 국민과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기밀을 멋대로 공개해버린 사례는 차고 넘친다”며 “유리한 기밀만 골라 입맛대로 공개해왔던 자들이, 반대로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니까 노발대발하는 것이다. 후안무치할 따름”이라고 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강 의원은 “정부여당의 폭정을 막고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하는 곳은 현재 우리 자유한국당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가 물러서면 대한민국이 걸어온 영광의 역사는 문재인 정권에 의해 몰락할 것이라는 현실이 저는 너무나 두렵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그는 “핵심내용을 보면 오히려 ‘국익 훼손’이 아니라 정상 간의 회담이 제대로 안된 ‘체면 훼손’이 아닌가”라며 “이 정권이 기밀누설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청와대 캐비넷을 열었던 것 잘 기억하실 것이다. 보복정치를 위해서 청와대의 많은 기밀을 그대로 온 천하에 공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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