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에선 여전히 ‘북한군 개입설’ 나온다
종편에선 여전히 ‘북한군 개입설’ 나온다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꾸준하게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된 보도를 감시해왔습니다. 2013년 TV조선과 채널A가 5·18 북한군 침투설이라는 허위조작정보를 방송하는 것을 비롯해 그동안 보수언론이 5‧18 정신을 훼손하는 보도들이 끊임없이 반복 생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언련은 2018년에는 <5·18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어 온라인상의 5·18 왜곡 가짜뉴스들을 수집해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신심의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민언련은 언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2019년에도 꾸준히 모니터를 진행하겠습니다.

다시 5월이 찾아왔습니다. 1980년으로부터 39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여전히 진실을 밝히지 못했고,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올해에도 정치권의 망언에 상처받아야했습니다. 민언련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이 조속히 이뤄질 것을 촉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대담을 모니터했습니다.

‘진상규명’은 무시, 관심은 ‘황교안 기념식 참석’뿐

민언련은 <민언련 5․18 모니터/모독할 수 없으니 침묵하겠다? TV조선이 5·18을 보는 관점>(2018년 6월19일)에서 2018년 5월 한 달간의 5‧18 관련 대담 시간을 분석한 결과 TV조선은 단 한 번도 대담을 진행하지 않았고 채널A 역시 7분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4사의 전체 대담 시간이 137분으로 한 달간의 기간에 비해 매우 낮았습니다.
반면 올해 5월 13~20일까지 일주일간의 대담 시간을 확인한 결과 699분으로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이 줄어들었음에도 대담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종편 4사가 작년 ‘5‧18 민주화운동’ 관련 대담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과 올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기념식 참석 등의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룬 점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였습니다.

종편 4사의 13개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주제들을 확인한 결과에서는 ‘5‧18 기념식’이 699분 중 527분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진상규명’은 58분으로 사실상 주요 주제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 역시 9분간만 다뤄지면서 완전히 외면됐습니다.

5·18 관련 종합편성채널 보도‧시사프로그램의 주제별 방송 시간(단위:분)(5월13~20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5·18 관련 종합편성채널 보도‧시사프로그램의 주제별 방송 시간(단위:분)(5월13~20일).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39년 만에 나온 김용장‧허장환 씨 증언 묵살한 종편

전체 통계에서 ‘진상규명’이 58분간 다뤄진 점은 모니터 기간 동안 39년 만에 새로운 증언들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큰 문제였습니다. 지난 14일 김용장 전 미 정보요원과 허장환 전 505보안부대 수사관은 5‧18 기념재단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5·18은 정권 찬탈을 위한 신군부 시나리오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라는 증언을 했습니다. 지금껏 알려진 것과 달리 전두환 신군부가 집권을 위해 광주를 이용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의 시위를 격화시키기 위해 ‘편의대’로 명명된 일종의 특수 공작부대를 시민군으로 위장해 투입했다는 점도 증언을 통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KBS <단독/“탄약 수백 발 소모”…5‧18 군인의 증언>(5월15일, 박지성 기자)는 당시 광주로 출격하는 헬기에 탄약을 지급한 탄약관리하사 최종호 씨의 증언을 통해 헬기사격의 정황증거를 공개했습니다. 최 씨는 “20mm 전투용 고폭탄 두 통 2천발이죠. 그 다음에 보통탄 한 통 천발. 그 다음에 7.62mm 기관총 한 통 천발”이 헬기에 실렸고 “고폭탄은 손 안 대고 그대로 뚜껑도 손 안 댔더라고요. 그대로 받고 20mm (발칸포) 보통탄은 한 2백 발 정도 줄었고 7.62mm 한 3백 발 정도 줄었”다며 구체적인 사격 탄종과 탄수를 증언했습니다. 특히 KBS는 “전쟁 시에만 쓰는 고폭탄까지 지급하라는 명령”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군부가 당시 광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진상규명의 새로운 실마리가 연이어 등장했지만 이 내용은 종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TV조선‧채널A는 각각 <신통방통>, <김진의 돌직구쇼>를 통해 해당 내용을 다룬 일간지 기사를 짧게 소개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들이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혀줄 결정적 내용들은 외면한 채 정치적 논란거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종편 4사 중 ‘진상규명’에 관심을 보인 프로그램은 전체 57분의 5‧18 관련 대담 중 19분을 할애한 JTBC <세대공감>뿐이었습니다. 

지만원의 ‘북한군 개입설’이 다시 등장한 MBN <뉴스와이드>

그나마 조금 있었던 ‘진상규명’ 관련 대담에서는 심각한 문제발언이 등장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5/20)에 출연한 박종희 자유한국당 전 의원은 지만원 씨를 5‧18 진상규명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동시에 민주화운동 자체를 부정하는 질문도 던졌습니다. 박종희 씨는 김형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지만원 자유한국당 진상규명위원 후보 추천’을 두고 벌어진 논란을 언급하자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박종희 자유한국당 전 의원 : 제가 딱 한 말씀만 드리면 5.18 진상규명위원회에 왜 민주당 입맛에 맞는 사람을 추천해야 합니까? 지금 예를 들어서 지만원 같은 사람이 진상조사위에 가서 본인이 주장하고 있는 북괴군 침투설이다 이런 것들을 거기서 증명해 보이란 말이죠. 훨씬 그게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이 되는 거 아닙니까? 왜 꼭 5.18은 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진상조사위원회에 들어와야 합니까? 

북한군 개입설을 진상규명 대상으로 치부한 MBN ‘뉴스와이드’(5월20일).
북한군 개입설을 진상규명 대상으로 치부한 MBN ‘뉴스와이드’(5월20일).

진행자 백운기 앵커는 박 씨의 발언을 끊으며 “지금 진상조사위원회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이 민주화운동인가 아닌가를 진상규명하기 위한 것입니까? 발포책임자라든지 헬기사격이라든지 이런 거 찾고자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지만 박종희 씨의 주장이 틀렸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발언권을 얻은 노영희 변호사는 “낫토 먹고 합시다”라며 최근 공개된 박근혜-최순실-정호성 녹취록의 일부를 농담으로 던졌고 MBN은 까마귀 소리를 효과음으로 사용하며 상황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박 씨가 민주화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북한군 개입설이 실체가 있는 듯 주장했음에도 사실관계를 바로잡지는 못한 것입니다. 

이어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다시 비슷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 (지만원 씨가 북한군 개입설을) 본인이 입증을 못하면 그때는 이렇게 아닌 걸로 정리가 될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은 탄압이나 징계를 통해서 정리하는 게 아니라 역사적으로 입증을 하라 해서 입증을 못했을 때 정리를 해야 그때부터는 이제 이 논란이 사라지는 겁니다.

황 씨를 통해서 북한군 개입설이 실체가 있는 듯한 발언이 한 차례 더 나왔음에도 백 앵커는 “이 정도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즉, MBN <뉴스와이드>에서는 북한군 개입설이 허위조작정보이기 때문에 진상규명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언급되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군 개입설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거짓말이다

지만원 씨가 주장한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수차례 거짓임이 밝혀진 내용입니다. 대표적으로 뉴스톱 <팩트체크/북한군과 '5.18 광수'는 다른 사람이다>(2월18일, 최민규 팩트체커)는 지 씨의 주장을 마이크로소프트의 빅데이터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지만원씨가 ‘완전하고도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한 ‘제62 광수’와 리을설의 사진”은 신뢰도 0.2221이라는 낮은 수치를 보이며 다른 인물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고, 지 씨가 주장한 다른 인물들도 결과는 대체적으로 같았습니다.

지 씨의 주장은 사진 속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허위라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미디어오늘 <‘74광수’ 지목 5·18시민군 “북한군 특수부대라니…”>(2월14일, 김도연 기자), 뉴시스 <③5·18 역사왜곡 북한군 '광수'…"가짜뉴스와 싸운다">(5월18일, 심동준 기자)를 통해 사진 속 인물들은 “내가 왜 북한군으로 지목됐는지 억울하고 화도 난다. 그때 ‘왜 우린 그렇게 당해야 하는가’란 생각으로 시민군에 참여했는데 내가 북한군 특수부대라니…”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애초에 ‘눈코입이 유사하다’, ‘두 사진의 색을 반전시키면 유사한 모습이 보인다’와 같이 지 씨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근거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내용은 법원이 지만원 씨의 판결에서 “건전한 상식을 갖춘 일반인이 보기에 신빙성이 상당히 부족해, 의도가 악의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박종희, 황장수 씨는 북한군 개입설을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서 증명해야할 과제인 듯 주장했고, MBN은 해당 발언이 부당하다는 점을 전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MBN <뉴스와이드>가 문제발언을 일삼던 차명진 씨의 퇴출 이후 또 다른 막말 출연자를 섭외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한건 다 청와대 탓?

MBN <뉴스&이슈>(5/14)에서는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한 원인을 청와대로 돌리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5.18 기념식 참여 관련 대담 중 신정현 경기도 의회 의원이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하는 (5.18 진상규명위원회) 인사가 현재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회로 돌아와서 5.18 위원회 위원을 제대로 추천하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돌려주는 거, 이게 바로 광주 시민들을 위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라고 말하자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격양된 어조로 자유한국당이 아닌 청와대가 문제의 원인이라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장예찬 시사평론가 : 그 진상규명위원회가 왜 출발하지 못하고 있느냐, 한국당에서는 추천위원들을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다름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했습니다. 결격사유가 있다고, 그에 대해서 한국당은 다시 한 번 이분들에 대한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재추천을 한 상황이에요. 사실은 야당이 추천한 인물이 3명인데요. 그 사람들이 5.18 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머릿수의 비율로만 놓고 봐도 굉장히 소수입니다. 그런데 굳이 그 사람들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거부하고 진상규명의 출범이 늦어지는 탓을 야당에게 전가하는 것, 저는 여기서부터 문제가 있고요, 지금이라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싶으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철회하고 이 사람들 추천하는 거 받아들이면 됩니다. 매우 쉬운 문제인데 왜 거부한 사람이 본인이 이걸 거부해놓고 한국당에게 이 진상규명위원회가 안 돌아가고 있는 탓을 돌리는지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장 씨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한국당은 후보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이 거부했고, 야당 추천 위원이 소수임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는 청와대가 잘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후보들을 살펴보면 장 씨의 주장은 부당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추천 후보는 ‘5‧18 망언’을 일삼고 ‘일간베스트 글’을 공유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만원 씨를 진상규명위원 후보로 검토했을 만큼 처음부터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4개월 만인 지난 1월에서야 권태오 전 육군 중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세 인물 모두 부적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동욱 전 기자의 경우 과거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으로 이것이 광주사태의 실제 본질”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왜곡된 역사관이 지적됐습니다. 차기환 변호사는 과거 SNS를 이용해 극우언론 뉴스타운의 북한군 개입설 기사를 공유하고, 5‧18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왜곡한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의 게시물을 공유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권태오 전 중장의 경우 군 복무 당시 주특기가 ‘작전’으로 진상규명과 관련된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5‧18 단체들은 자유한국당이 진상조사를 할 위원들이 아니라 진상규명을 훼방할 위원들을 추천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추천 후보 중 차기환 전 변호사 한 명만 임명하면서 “왜곡되고 편향된 시각이라고 우려할 만한 언행이 확인 되었으나 법률적 자격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재추천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권태오, 이동욱 후보에 대해서는 5‧18 진상규명법에 명시된 “법조인, 대학 교수, 역사 연구 활동 등의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없기 때문에 재추천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예찬 씨는 마치 청와대가 합당한 인사를 거부하는 듯 묘사했으나 실제로는 자유한국당이 역사관에 문제가 있는 인물과 법으로 명시된 자격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후보를 추천해 위원회 구성이 늦어진 것입니다. 장 씨가 이런 과정을 몰랐다면 평론가로서 방송에 출연할 자격이 없는 것이고, 만약 알았다면 진상규명위원회가 멈춰 서 있는 탓을 청와대로 돌리는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었습니다.

유시민 이사장 발언에 집착한 TV조선‧채널A

주제별 통계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5‧18 기념식’ 관련 대담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기념식 참석위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12일 광주 토크콘서트에서 “(황 대표가) 39주기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는 비판과 함께 징계를 유야무야하고 있는 황 대표가 광주에 방문할 때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는 대응책을 언급한 점이 주요 비판 소재로 다뤄졌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지속적으로 유 이사장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14)에 출연한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자유한국당의 시각으로 모든 문제가 유 이사장의 발언인 듯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심지어 이 씨는 ‘황 대표를 용서하는 것만이 광주정신’이라는 자의적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 유시민의 발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최근 얼마간 정치권에서 많은 막말이 오고 갔는데 제가 들은 말 중에서 최악입니다, 이 얘기가. 황교안이라는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고 광주 시민을 이렇게 폄하할 수가 없어요. 광주분들은 유시민 이사장의 그런 편협한 생각보다는 훨씬 마음이 넓은 분들입니다. 광주 시민들이 피 흘려가면서 남 배척하고  등 돌리려고 싸웠겠습니까? 좀 더 큰 자유, 좀 더 큰 민주주의 좀 더 큰 사랑, 이런거를 위해 싸워서 우리가 지금 기리는 것 아닙니까?

제가 보니까 광주 시민은 황교안 대표 오면 물론 얼마나 불만이 많겠습니까? 폄훼 발언하고 조치도 안 하고, 그렇지만 눈 마주치고 악수하고 한 번 크게 안아주고 이래서 황교안 대표가 설사 5‧18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그 마음을 다시 바꾸고 광주를 위해서 진정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이렇게 만드는 게 진정한 광주 정신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황교안 감싸며 ‘광주정신’ 훼손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월14일).
황교안 감싸며 ‘광주정신’ 훼손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월14일).

같은 방식의 해석은 채널A <정치데스크>(5/13)에서도 등장했습니다. 출연자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은 유 이사장의 발언이 ‘정치혐오를 부추긴다’, ‘신종지역주의’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 : 거기에서 저렇게 등 돌리고 악수하지 말고 눈 마주치지 말고 이렇게 하라고 주문하면 말이 됩니까? 저는 저렇게 해서 정말 자기들 고정 지지층을 결속해서 속 시원한 말을 하는 것은 좋겠습니다마는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거고 정치적 극혐을 계속 확대하는 것 밖에는 안된다, 저는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와 함께 출연한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은 유 이사장의 발언이 “신종지역주의”라는 주장을 펼치며 “저거야말로 지역주의를 일깨우는 아주 잘못된 망령”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출연자 두 명의 대담의 끝에는 진행자 이용환 씨의 논평이 추가됐습니다. 이 씨는 “‘황교안 대표 우리가 볼 때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방문을 하게 되면 따뜻하게 맞아주면 어떨까요’라고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라며 대담을 마무리했습니다.

광주 시민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봤다면 같이 분노해야 정상이다

유 이사장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노의 배경에는 지난 2월 “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 운동이 됐다”,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망언이 있었습니다. 당의 책임자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망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결국 이종명 의원만 출당조치를 당한채 김순례, 김진태 의원은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 ‘경고’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시민들이 황 대표의 39주기 기념식 참석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앞선 상황들이 있었기 때문에 유 이사장은 근본적 원인이었던 망언과 이를 소극적으로 대처한 황교안 대표를 비판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광주 시민들이 물병을 던지는 것처럼 과격한 행동 대신 침묵과 무시의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발언을 ‘최악의 막말’,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발언’, ‘지역주의를 일깨우는 망령’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세 명의 출연자들이 진정 지적했어야 하는 것은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지역주의를 일깨우는 최악의 막말을 내뱉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아니었을까요?

세 출연자의 발언은 광주시민의 입장이 아닌 자유한국당의 시각이었습니다. 이도운 씨가 내놓은 ‘광주정신’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정신’은 불의에 항거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지 역사를 왜곡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을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도운 씨가 정말 광주정신을 물어봐야 할 곳은 광주시민이 아닌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입니다.

‘39주기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만 꺼낸 종편

5‧18 39주기 기념식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이념으로 나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다룬 채널A <정치데스크>(5/20)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비교를 통해 문 대통령이 마치 야당을 지칭해 공격한 듯 설명했습니다.

조수진 동아일보 뉴스연구팀 부장 : 저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 다르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2006년 5월 18일 다음 날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이었는데 5‧18 기념식에 참석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반독재 투쟁 시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여야 모두가 지역주의 타파에 이거는 굉장히 노력해야 됩니다. 여야 모두에게 당부를 했어요. 여야 모두에게 대통령이라는 얘기죠.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발언 독재자의 후예로 제1야당을 규정하는 것 이것은 지금 금방 말씀하신대로 협치에도 맞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민주화항쟁 시대에 마음은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 다르다 이 생각을 했습니다.

조수진 씨의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은 5‧18 기념사를 통해 여야 협치를 강조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지칭해 비판하면서 협치를 방해하고 민주화항쟁 시대에 사고가 멈춰있다’는 취지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 씨의 발언이 황당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일 기념사에서 단 한 번도 자유한국당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조씨는 “독재자의 후예로 제1야당을 규정하는 것”이라는 발언과 함께 문 대통령이 여야간의 협치를 방해하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왜곡한 것입니다.

여기에 조 씨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까지 이용하며 문 대통령이 마치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한 듯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두 대통령의 발언은 큰 틀에서 취지를 같이하는 부분이 다수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의 타파를 이야기했듯이 문 대통령을 광주와 대구의 ‘달빛동맹’을 언급하며 5‧18은 지역과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의 발언과 뜻을 같이했습니다. 이 정도면 조 씨가 찾아봤어야 할 기사는 2006년이 아니라 2019년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이뿐만 아니라 조 씨가 “아직까지도 민주화항쟁 시대에 마음은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라는 발언은 5‧18 기념식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발언이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1980년 5월 광주가 남긴 정신을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민주화항쟁 시대에 마음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민주화항쟁 시대에 마음을 두고 사는 것은 지금 자유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황교안 수난사’ 강조 뒤 “저 정도로 저렇게 할만한 사정인가”라며 광주시민 비난한 TV조선

5‧18 39주기 기념식 이후에도 황교안 대표 관련 대담은 이어졌습니다. 주된 내용은 황 대표가 광주 방문을 통해 당한 수난사였는데요. 문제는 황 대표가 수난을 겪게 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채 어떻게 수난을 겪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방송은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20)입니다. <보도본부 핫라인>은 대담 시작 전 별도의 영상으로 황 대표가 광주에서 당한 수난사를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대담에서는 출연자들이 광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경쟁하듯 설명했습니다. 

최지원 기자는 “통합진보당 후신인 민중당 당원들과 진보 성향 대학생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등 수백 명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는 점과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에는 황교안 대표가 당황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내용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승진 기자는 “행사 후에 황 대표는 정문인 민주의 문이 아닌 옆길로 빠져나가야 했”다면서 그 원인을 “정문 밖에서 시민단체들이 ‘황교안은 물러나라’ 이렇게 항의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날 방송에서 가장 심각한 발언을 한 출연자는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이 씨는 “예전에 이회창 총재라든가 박근혜 대표, 찾았을 때는 저렇지 않았거든요”라며 황교안 대표의 방문에 대한 저항이 예전보다도 컸다는 것을 강조한 뒤 “5.18에 대한 발언 때문에 그게 징계 문제가 됐는데. 그게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했다”며 광주 시민들이 분노하는 원인을 짚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 과연 저 정도로 저렇게 할 만한 사정인가라는 생각이 들고요”라며 비난의 화살을 대뜸 광주시민들에게 돌렸습니다. 이어 이 씨는 계속해서 이번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며 여권을 공격했습니다.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 : 사실 5.18이란 게 어떻게 보면 386 운동권들의, 어떻게 보면 자양분 노릇을 한 건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그 운동권들이 대학, 80년대 대학 운동을 하면서 명분으로 삼았던 것이 사실은 5.18이고 반미의 어떤 근거가 됐었고, 5.18을 가지고. 그래서 이제 그런 기반 위에서 운동권들이 성장을 했고 지금 어떻게 보면 정권의 주도 세력이 됐단 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지금 39년 전 일인데. 지금쯤이면 그게 국가적인 조사도 다섯 차례나 이루어졌고. 이제는 뭔가 화합하는 분위기, 뭔가 실제로 이게 좀 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국가적인 추념식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어떻게 보면 다시금 이 5.18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좀 뭔가 활용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께서 무슨 그 이야기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겠지만. 

엄성섭 앵커 : 독재자의 후예다.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 : 독재자의 후예라고 했는데, 야당 대표를 앞에 두고 그런 국가적인 추모 기념식 현장에서 그런 표현을 썼어야 했는가. 그런 생각이 들고. 그리고 뭐 지금 그 어떻게 보면 진상규명, 말씀 하셨는데. 아주 그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10년을 거쳐서 진상규명이 이루어졌는데 또다시 어떤 진상규명을 또 이야기한다는 것도 저는 사실은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망언이라는 부분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것이 이제 어느 일부 보수 진영에서 일부 극소수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인데, 그걸 가지고 모든 보수진영에 대해서 그런 규정을 하고서 이야기를 했다는 게 우리가 화합과 통합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좀 부적절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씨의 발언은 결국 ‘광주시민들의 분노가 과하고, 이미 진상조사를 수차례 했기 때문에 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39년만에 당시 정보요원들을 통해서 새로운 주장이 나왔고, 헬기사격에 대한 결정적 증인의 인터뷰도 등장했습니다. 또한 여전히 자식과 가족의 죽음의 이유를 알려달라는 유가족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씨와 같은 사람이 ‘지난 정권을 통해 모든 것을 밝혔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 수난사’ 강조하더니 “강력한 대권주자라서 당했다”는 TV조선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뿐만 아니라 <이것이 정치다>(5/20)에서도 황 대표의 수난사에 대한 대담은 이어졌습니다. <이것이 정치다>(5/20)에 출연한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황 대표에게 쏟아진 비판이 ‘대권주자로 유력한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고성국 정치학 박사 : 황교안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저는 황교안 대표에 대한 공포심의 다른 표현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여론 조사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있습니다. 그 황교안 대표가 굉장히 세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당장 내년 총선에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진두지휘를 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잖아요. 당 대표이기도 하고. 또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 3년 후 대선에도 황교안 대표가 유력한 대권 주자로 경쟁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집권당, 집권 세력. 범여권에서는 이러다가 정말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이 한국당한테 총선 질지도 몰라. 그리고 3년 후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대선 패배를 당할지도 몰라. (중략)

지금 이제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이 범여권 인사들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몇 달 전에 나타난 황교안이라는 정치인 때문에 불과 석 달 전에 정치권에 들어온 거예요. 때문에 총선 승리도 쉽지 않아 보이고 대선 승리도 쉽지 않아 보이잖아요. 그런데 이 야권 입장, 그 이 보수 진영을 보면 황교안 대표 말고는 또 그 뒤를 잇는 뭐 이 그런 유력한 주자는 또 별로 눈에 안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이 기득권 그 범여권 세력이 그 황교안만, 그 황교안 대표만 좀 하면 자기들이 총선 승리, 대선 승리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무슨 문제가 됐건간에 다 황교안 대표와 결부시켜서 이렇게 저렇게 공격하는 것이고 모욕주는 것이고. 그리고 아주 궁색한 모습을 자꾸 만들려고 그러는 것 같거든요.

고 씨는 이어 “이럴수록 황교안 대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진다며 “이런 식으로 황교안 띄워주기를 범여권에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 제가 참 이해가 안 될 정도”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고성국 씨는 이 모든 상황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이 아닌 정치권 공방 정도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는 앞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사례와 함께 TV조선이 어떤 시각으로 5‧18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목이었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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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05-29 13:12:40
5.18은 최종심이 난 판결이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지라고, 법을 존중하지 않는 방송국과 사람에게는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종편은 더는 법을 무시하지 마라.

국민 2019-05-29 11:31:01
파렴치한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행동은 절대 다수의 사람이 보기에 파렴치한 행동이 있습니다.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말리고, 나무라며, 제재하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고라면 파렴치한 행동을 한 사람, 또는 최소한 그 파렴치한 행동에 대해 욕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행동을 말리는 것, 나무라는 것, 제재하려는 것을 욕하고 사과하라 난리입니다. 그 사람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거나, 심지어 어쩌다가 못보고 지나쳐도 난리칩니다. 더 큰 문제는, 그 파렴치한 행동을 저지른 사람이나 두둔하는 사람들이 더 난리를 치고, 정상인에게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정말 지난 몇년간 얼마나 혼이 비정상이었으면 이런 일이 생길까요? 슬픈 일입니다. 역시 챙피함은 국민 몫이네요.

이경란 2019-05-29 10:14:48
문화일보논설위원이라는 **들 얘기 하는 거 들어보면 어이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