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회동에 동석했던 현직 기자가 “제가 앞에 있는데 민감한 얘기를 했겠냐”며 야당이 제기한 정치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현직기자 A씨는 30여 년 동안 지상파 방송에서 남북관계 및 통일 분야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A씨는 28일 오후 통화에서 회동 경위와 관련해 “서훈 원장이 가끔씩 북한 전문기자나 시니어 기자 전문가 그룹하고 봐 왔는데 언제 한번 보자고 해서 성사된 것이고 양비(양정철 원장)하고 같이 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나쁠 것 없잖아요’ 해서 3명이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양정철 원장이 언론노보 소속 기자로 일할 때 출입처가 A씨의 매체여서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A씨는 회동에서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제가 앞에 있는데 민감한 얘기를 했겠나”라며 “일단 양 원장을 오랜 만에 만난 것이고 귀국인사차 잘 돌아왔다라고 인사를 한 것이다. 양비가 2년을 밖에서 (국내상황을) 보니까 어떤 세상이 돼 있더라, 한국이 이렇더라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서훈 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국내 정치 파트를 조직적으로 다 도려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죽을 지경이라고 하더라. 모든 소통을 끊을 순 없어 본인이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다닌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27일자 '더팩트' 보도 이미지.
27일자 '더팩트' 보도 이미지.

 

A씨는 “언론계, 여야 정치인, 외국 정치인, 싱크탱크 인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라며 “싱크탱크 그런 쪽 얘기를 하면서 그런 것들은 국내 정치 개입을 다 도려내서 본인이 만난다고 계속 얘기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다른 나라 정보 기관장 같으면 언론 인터뷰도 하는데 국정원장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안도 아니다”라면서 “사적이면 사적, 공적이면 공적이라고 하지만 사적인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A기자는 자신과 두 원장 등 3명이 참석한 게 전부라며 다른 동석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애초 언론이 사진을 찍을 때 뒷마당에 있었다. 제가 찍혔으면 (독대란 얘기로) 문제가 없었을텐데 당시 대리기사를 불러서 나갔다”고 말했다.

야당은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회동에 정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서 원장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금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으로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과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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