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3일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 재수사’ 청원에 답했다.

박형철 청와대 비서관은 답변에서 “청원인의 뜻이 검찰에 독립적 수사체계와 충분한 수사 인력 배치를 해달라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국민들의 의혹이 크고 대통령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밝힌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비서관은 “아직 독립적인 수사체계와 수사인력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지금 단계에서는 새로운 사실관계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청원은 지난 3월29일 올라와 한 달 만에 24만명을 넘겼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정현곤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이 청원 답변자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정현곤 비서관은 “지난 5월7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더불어민주당 등 여러 당 소속 의원들이 함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 재수사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계속 국민께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월호참사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진상규명을 위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수사팀을 투입했다. 국회도 그해 6월부터 8월까지 국정조사를 진행했고, 2015년 8월부터 1년간 1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했다. 2017년 7월에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1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침몰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수사팀은 세월호 침몰원인에 △증개축 공사로 인한 복원성 약화, △과적 및 부실고박 △조타수 등의 운항상 과실 등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법원이 2심과 3심에서 ‘조타수 등의 과실’에 무죄를 선고했다. 

1기 세월호 특조위는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국정조사 등 그 어떤 기관에서도 세월호참사 전반과 관련한 원인, 구조나 정부대응의 적정성에 대해 내실 있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회에 특검 수사 의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1기 세월호 특조위는 수사권·기소권 없는 조사로 진상규명에는 한계가 있었다. 

박형철 비서관은 “2기 특조위도 1기 특조위와 마찬가지로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한계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외압에 의한 조사방해만은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성원과 지지 속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기 특조위는 CCTV 영상 저장장치가 훼손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활동기한을 한 차례 연장해 2020년까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정현곤 비서관은 “근본적으로 옛 기무사와 국정원이 수사에 개입했느냐, 혹은 처음부터 세월호와 얽혀있지 않느냐, 가족 사찰은 어떻게 진행된 거냐, 의혹이 무성했는데, 이 부분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국민들이 청원을 통해 특별수사단 설치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아주신 것도 제대로 진실을 밝혀달라는 요구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체 언제까지 조사를 계속할 것인가 묻는 분들도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수사가 필요할 경우, 독립적 수사를 위한 전담팀 설치와 충분한 수사 인력의 배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 추천을 받은 청원에 답변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답변까지 95개 청원에 답변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세월호 전면재수사 지시’ 화면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세월호 전면재수사 지시’ 화면 갈무리

한편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오후 국민청원 답변에 대한 입장을 내고 “청와대 답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의지도 내용도 없다’”라며 실망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오늘 입장이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되어있다”고 비판한 뒤 “청와대가 기존의 수사부실, 진상규명 재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니 이제 검찰과 법무부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공조하여 전면 재조사와 재수사, 기소와 처벌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조사는 진상규명으로 가는 바른 길이 아니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식으로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자들이 공존하는데 그들이 제대로 된 조사와 수사를 할 리 만무하다. 이러한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검찰이 의지가 있다면 자체로 특별수사팀을 꾸릴 수 있다. 청와대가 인정한 현재까지의 수사 미흡을 고려한다면 검찰이 스스로 수사팀을 꾸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5월27일 오후 9시10분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입장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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